매출이 많아지면 행복해질까? 적지 않은 업체들이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매출액이 높아져도 행복해지지 않을 거라고 대답한다.
의료기기 업체들의 매출은 지난 2008년 이후 연평균 9%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저마다 축포를 쏘아올리고 있고, 각종 언론에서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 매출이 급상승했다”며 ‘의료기기 산업 발전의 청신호’ 라는 제목으로 많은 기사들을 생산해낸다.
그러나 제 손으로 축포를 쏘아 올리면서도 뒤로는 눈물짓는 의료기기 업체들의 속사정을 누가 알까.
국내 의료기기 상장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5778억 원에 달한다. 매출액 증가율은 9.4%로 이는 한국은행 2012년 기업경영분석 지표에서 나타난 제조업(4.0%), 전체 산업(5%) 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진단/치료기기 업체에서 높은 증가를 보였다. 진단/치료기기가 12.8%의 증가를 보였고, 의료용품/재료 분야가 7.6%, 치과기기/재료 업체 또한 5.3%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의료기기 상장업체 중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인 업체는 5곳이며, 전년대비 매출이 증가한 업체는 20곳, 감소한 업체는 6곳이다.
매출추이만 보면 자축할 만하다. 그러나 실제 순이익을 따져도 그럴까.
지난해 의료기기 상장업체의 당기순이익은 272억 원으로 전년대비 57.9% 감소했다. 아예 반토막이 난 것이다. 순이익률은 1.7%로 전년대비 2.8%p 하락하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특히 치과기기/재료 분야의 순이익률은 전년도 보다 하락한 4%이다.
A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같은 기간에 비해 20억 원 가까이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25억 원 이상 감소했다. 실제로 100억 원 이상 손실을 입은 업체도 2개사나 되고 200억 원 이상 손실을 입은 업체도 있다.
그렇다면 수익성이 이렇게 악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서건석(보건산업정보통계센터) 연구원은 “개발프로젝트 손상차손과 종속기업투자 감액손실 등 시장가치 하락과 매출원가 상승 등 시장가치 하락의 반영 등으로 의료기기 업체들의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밝혔다.
다만 안심할 수 있는 점은 의료기기 상장기업의 부채비율은 57.5%로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건전하다는 것. 부채비율 100% 이하면 안심할 수 있는 재무구조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원자재 상승을 비롯해 가격 덤핑까지 감행하고 과당경쟁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안 없는 ‘위기상황’은 한 순간에 찾아온다.
의료기기업계, 매출 높은데 수익성은 반토막
저작권자 © 덴탈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