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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와 동화] 치아 다룬 재미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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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와 동화] 치아 다룬 재미난 그림책
  • 장지원 기자
  • 승인 2022.01.27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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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그림과 새로운 이야기가 가득가득

치아 및 치과와 관련된 책이라고 꼭 임상을 공부하기 위해서만 읽을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재미난 읽을거리들이 더 많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를 소재로 한 동화책과 그림책을 딱 3가지만 엄선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과 그림을 접하면서 어린이들에게는 색다른 상상력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동심과 영감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에도 실린 대표 치과 동화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만화가이자 어린이책 작가로 유명한 윌리엄 스타이그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대표작이다. 1995년에 발간돼 오랜 역사를 지녔음에도 꾸준히 출간되면서 사랑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생쥐 치과의사인 드소토 선생님과 치과위생사인 드소토 부인은 자기보다 큰 동물들의 입안에도 들어가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아프지 않게 치료해준다. 그러나 엄연한 쥐였기에 고양이나 사나운 동물은 치료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가 너무 아픈 여우가 찾아와 간절하게 진료를 요청한다. 고민 끝에 드소토 선생님은 여우를 불러들여 썩은 이를 뽑아줬고 여우는 다음 치료를 받기 전 ‘내일 치료가 끝나고 의사 선생님을 잡아먹으면 나쁜 일일까 아닐까?’를 생각한다. 여우가 잡아먹을까 걱정하는 쪽은 드소토 부부도 마찬가지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관찰력과 상상력이 그대로 녹아든 그림에는 치과의사로서 진료에 매진하는 드소토 선생님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사다리를 타고 도르래에 매달리면서도 간단한 충치 치료부터 발치 및 금니 식립까지 귀엽게 해낸다. 치과의사가 직접 읽어도 진료하는 장면 하나하나에서 자신을 투영하기에 좋은 책이다. 만약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진상(?)환자가 내원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발간된 따뜻한 야간진료
『드라랄라 치과』
이 글에서 안내하는 그림책 중 가장 최근 세상에 등장했다. 2021년 3월 윤담요 작가가 쓰고 그린 이 책은 지은이가 처음으로 내놓은 그림책이기도 하다. 소개에 따르면 “아이와 함께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황당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아이가 유독 좋아하던 드라큘라 치과의사 이야기를 엮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밤 열두 시에 문을 여는 아주 특별한 치과 이야기다. (‘드라랄라’라는 치과명에서 핸드피스 드릴 소리도 어렴풋이 떠오른다.) 드라큘라 치과의사지만 무서울지 모를 이미지와 달리 무척 친절하게 한밤중에 생활하는 귀신과 도깨비 그리고 동물과 식물까지 진료해준다. 새벽에 문을 닫았는데도 불쑥 찾아온 불청객 누군가에게도 편견 없이(!) 꼼꼼한 진료와 치료를 다 하는 참된 치과의사다.

이 책에서도 글과 그림 속에서의 치과치료 내용이 상세하고도 재미있다. 각종 틀니는 물론이고 사랑니 발치 및 소독, 아프지 않도록 수면마취를 한 뒤 및 충치 치료, 가지런한 치아 교정 또한 담겨 있다. “치료가 끝나면 선물도 준다”고 안내하는 치과이기도 하다.

그렇다 해도 과잉진료는 있을 수 없다. 일례로 아주 싱싱한 옥수수 환자가 “노란 이빨이 싫어서 왔다”고 하자 “튼튼하고 건강한 노란 치아는 옥수수님만의 매력”이라며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라”며 권하기도 한다. 밤 열두 시가 다 되기까지 수많은 환자가 치과의 문이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아동도서계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이파라파냐무냐무』
2020년 6월 이지은 작가의 글과 그림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더불어 많은 생각이 들게끔 하는 내용으로 흥미를 가득 자아낸다. 단순한 재미만이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을 받아 아동 도서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 대상을 2021년 수상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출간하는 어린이 책 중 창작성, 교육적 가치, 예술적 디자인이 뛰어난 도서에 수여하는 상이다.

줄거리만 훑어도 통통 튀는 재미가 물씬 느껴진다. 평화롭던 마시멜롱 마을에 웬 거대한 털숭숭이가 나타나 마을 일대는 긴장감에 빠진다. 저 멀리서 털숭숭이가 천둥 같이 큰 소리로 “이파라파냐무냐무!”라 외치자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궁금해하는데 그중 한 명이 이렇게 유추하고는 외친다. “우리 마시멜롱들을 냠냠 맛있게 먹겠다는 말이야!”

그 말에 모두가 힘을 합쳐 털숭숭이 제압에 나선다. 과일 열매로 새총을 날리기도 하고 붉은 실로 묶어보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털숭숭이를 이겨내기에는 덩치도 너무 크고 맷집도 너무 세다. 과연 털숭숭이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파라파냐무냐무!”의 진짜 뜻은 무엇일까 알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털숭숭이의 외침 “이파라파냐무냐무!”는 무엇일까? 이를 말하는 순간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여기에는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지면에 굳이 이 책을 소개하는 까닭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답을 찾기란 의외로 쉽지 않을까? 다시 한번 소리 내서 읽어보자. “이파라파냐무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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