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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입소문’ 폐쇄형 플랫폼서 ‘속닥속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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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입소문’ 폐쇄형 플랫폼서 ‘속닥속닥’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1.06.1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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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등 폐쇄형 커뮤니티서 치과 정보 공유 활발
맘카페와 유사한 또 다른 ‘갑질 권력’ 변질 우려도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김정현(가명) 씨는 최근 동네 치과를 방문하기 위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이용했다. 이전에는 블로그나 카페 등을 이용했지만 광고성이 짙은 후기 때문에 신뢰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곳에서 치과 정보는 물론 동네 맛집, 동네 문화 등을 얻고 있다.

최근 치과의 솔직한 후기를 찾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블로그, 카페 등 개방형 플랫폼을 넘어 폐쇄형 플랫폼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당근마켓’이 대표적이다. 

당근마켓은 개인 간 물건을 사고팔 때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일반적인 중고거래 플랫폼과는 달리 이용자가 거주하는 인근에서만 거래를 이어주는 방식이다. 최근 하루 접속자 수가 1천만 명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당근마켓은 철저한 지역 기반형으로 운영되기에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선 GPS 위치 정보로 지역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는 지역 주민끼리만 교류한다는 점에서 폐쇄적인 면이 있으나 신뢰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역 주민의 대표적인 커뮤니티인 ‘맘카페’의 경쟁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근마켓은 이러한 이점을 활용하고자 올해 초 단순 중고거래를 넘어 지역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인 ‘동네생활’을 선보였다. ‘동네생활’은 동네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동네질문, 동네맛집, 동네소식, 동네사건사고 등 여러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눈여겨볼 점은 해당 서비스에서 동네 치과 정보도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앱에서 지역을 설정 후 치과를 검색해 보면 ‘OO치과 괜찮나요?’, ‘보기 중에서 괜찮은 치과 골라주세요’, ‘임플란트 잘하는 치과 어디있나요?’ 등 치과 추천을 주고받는 글이 활발하게 업로드되고 있다. 

특히 당근마켓이 상가 정보를 노출하는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일찍이 이를 홍보 채널로 활용하는 치과도 찾을 수 있다. 

잠실새내역을 기준으로 치과를 검색한 결과 당근마켓에서 2개 치과가 노출되고 있다. 네이버에서는 약 30개 치과가 노출되는 점과 비교된다. 이는 환자 대부분이 지역 주민인 치과 특성을 볼 때 활용만 잘하면 좋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잠실새내역 치과 검색시 노출된 차이 왼쪽 당근마켓, 오른쪽 네이버

그러나 이러한 폐쇄형 커뮤니티가 맘카페와 유사한 또 다른 갑질 권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치과를 추천받는 글에는 ‘불친절하다’, ‘추천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맘카페에 올라온 악성 후기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는 한 개원의는 이같은 폐쇄형 플랫폼이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원장은 “치과에서 치료를 받기 전 상담만 했던 환자가 맘카페에 악성 후기를 올리는 바람에 적잖은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을 읽고 어떤 환자인지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그 환자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치과를 찾아와 치료를 받아 속이 부글부글 끓은 적이 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폐쇄형 커뮤니티 대부분이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에 정보가 공유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절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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