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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낭만 없는 치과대학 … 올해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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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낭만 없는 치과대학 … 올해도 여전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1.03.18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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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치대생 맞나요?” 비대면 수업에 회의감마저
국가고시 앞둔 원내생 스트레스 가중

“대학에서 제일 하고 싶었던 게 과팅, 미팅인데 지금은 꿈도 못꾸고 있어요. 동기나 선배를 만나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요”

올해 서울에 있는 치과대학에 입학한 박수정(가명) 씨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한숨부터 쉬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코로나19가 덮친 캠퍼스는 황무지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고등학교 시절 캠퍼스 생활만 꿈꾸면 버텨왔는데 그때랑 다를 게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학교를 방문한 건 학생증을 만들기 위해 찾은 게 전부”라며 씁쓸한 심정을 전했다.

코로나19로 썰렁해진 치과대학 캠퍼스 풍경이 올해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바이러스가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대부분 치과대학에서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대면 수업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특히 비대면 수업뿐만 아니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치과대학 문화 생활은 그야말로 고사 상태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치과대학 학생자치기구는 대학 문화의 명맥을 이어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고충은 비단 문화 생활을 하지 못하는 데 있지 않다. 올해 또 다른 치과대학에 입학한 김운재(가명) 씨는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다 보니 자신이 치대생이 맞는지 회의감이 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김 씨는 “치의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하는데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고 있어 궁금한 게 있어도 바로바로 질문을 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종종 진행하는 실시간 강의도 마찬가지다.

지방에서 살고 있는 그는 “학교 기숙사까지 신청했지만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에 입실을 포기했다”면서 “2학기에는 대면 수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원내생이 겪는 스트레스도 가중되고 있다. 올해 본과 4학년이 된 이슬빈(가명) 씨는 “코로나19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암담한 심정을 전했다. 대학을 졸업할 수 있는 진료 케이스 요건을 채워야 하는데 상황이 더 열약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일단 원내생진료 센터를 열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문조차 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기존에 오기로 했던 환자 중에는 불안감에 안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까지 환자를 구하는 글을 올리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국가고시를 코 앞에 두고 있는 만큼 마냥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할 따름이다. 이 씨는 “개강이 밀리고, 원내생 일정이 밀리면 그만큼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시간도 부족해진다”며 “학교 차원에서 진료케이스를 채우는 방식을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등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마다 운영하고 있는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대학마다 알음알음 공유하고 있는데, 모든 치과대학이 공통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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