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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직역 갈등 N라운드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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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직역 갈등 N라운드 시작되나?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0.12.10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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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협 Vs. 간무협, 치과 메인 직역 두고 충돌
DA제도 추진 걸림돌 우려에 치협도 예의주시

업무영역을 둘러싼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의 갈등이 재점화 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1대 이상훈 집행부가 주관한 ‘치과 구인난 해결을 위한 직역별 의견 청취 공청회’에서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가 업무영역을 두고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웠다.

당초 각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구인난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벗어나 엉뚱한 곳에 폭탄이 터진 것이다.

갈등의 불씨는 전기하(치위협) 정책이사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이날 전기하 이사는 “의과에서 주 인력이 의사와 간호사인 것처럼 치과에서 주 인력은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라며 “이 외에 치과에서 종사하는 인력이 있지만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인력”이라고 못 박았다.

전기하 이사의 이같은 발언에 곽지연(서울시간호조무사회) 회장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곽지연 회장은 “치위협 회장님도 계시니 말씀 드린다”면서 “지금 실장으로 근무하는 치과에서 저연차 치과위생사가 면접을 보고 출근하지 않아 이유를 알아보니 ‘간호조무사가 실장으로 있는 치과에서는 배울 게 없다’는 답변이 왔다”면서 “이러한 이야기가 치과위생사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사자간 갈등 문제로 치과 현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두 단체의 날선 공방이 계속되자 치협 김홍석 부회장은 “하루종일 말해도 끝이 나지 않을 문제”라며 상황을 정리했지만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직역 갈등의 현주소를 되짚게 하는 사건으로 남았다.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의 영역 갈등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가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가 배제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치위협은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치과위생사 업무범위 확대를 위한 의료기기법 개정 촉구 복지부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복지부의 의기법 개정안이 현장과 괴리를 일으키고 있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업무영역을 두고 생기는 갈등은 현행법상 업무범위가 구분돼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제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가 연구용역으로 진행한 ‘치과위생사 등의 인력 수급과 근로환경 실태조사’에서 잘 드러난다. 조사에 따르면 치과위생사 71%, 간호조무사 58%가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특히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가 함께 근무하는 치과의 경우 치과위생사 40%가 간호조무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간호조무사 65%가 치과위생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가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봐도 최근까지 타 직역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두 단체의 갈등에 치협에서도 긴장한 모습이다. 치협에서는 “당장 계획된 자리는 없다”고 밝혔지만 갈등이 악화된다면 추후 유관단체와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현재 이상훈 집행부가 추진하는 덴탈 어시스턴트 제도의 부작용으로 직역 갈등이 거론되는 만큼 유관단체의 불협화음은 새로운 직역 탄생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공청회를 생중계로 지켜보던 한 개원의는 “치과 구인난을 해결하는 것과 맞물려 종사인력간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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