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서 실손보험 청구 대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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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서 실손보험 청구 대행하라?
  • 구명희 기자
  • 승인 2020.10.2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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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료계 반발 불구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재추진
의료계 “보험사만 배불리는 법안” 폐기 촉구

실손의료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8일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환자는 현재와 같이 의료기관에서 별도의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고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보험소비자가 요양기관에 진료비 계산서 등 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요양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보험회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해당 서류 전송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겨 있다.

고 의원은 “보험료는 매월 자동으로 나가지만 보험금 청구 절차는 복잡하고 불편해서 소비자가 청구를 포기하는 것이 여전하다”면서 “개정안이 통과돼 실손보험에 가입한 많은 국민들의 편익이 증진되기를 기대한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또한 10월 12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금융소비자보호에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복지부와 심평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당국의 의지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21대 국회가 시작되며 잇따른 법안 발의로 또 한 번 보험업법을 개정하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으나 의료계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보건복지부의 미온적인 태도 △의료계와 참여연대 등의 반발 △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제공처인 핀테크의 반대 등을 법안 통과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의협, 치협, 한의협, 병협 등 의료계 단체들은 여전히 실손 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반대 입장이 강경하다. 국회 법안 발의 직후 대한의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위한 악법”이라면서 법안 통과 시 강경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의료계의 이 같은 입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1년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두고 보험업계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의료계가 또 하나 우려하는 점은 ‘심평원이 실손보험 청구 자료를 중계하도록’이라는 부분이다. 심평원 전산망을 통해 보험업계에 전달된다고도 해석되기에 비급여 의료비용이 노출돼 심평원이 기관들의 의료비용을 심사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또한 환자 개인정보 유출 및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거부 등도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안 발의 후 정무위원회에서도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실과 차이가 있다는 우려와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준 정무위원회 수석위원은 “‘보험업법 개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실손보험 계약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요양기관에 실손보험료 지급 관련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적 의무를 부여하는 것에 대한 부당성 여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한 △의료비 증명서류의 환자 건강 관련 민감정보 포함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한 모든 비용을 보험회사 측에서 부담하도록 명시할 필요성 등을 제안했다.

한 개원의는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모든 실손 보험 청구를 대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직원들의 업무는 더욱 가중되고,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인해 피해에 대한 책임은 의료기관이 져야한다”며 반대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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