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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 뿌리는 소독제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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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 뿌리는 소독제 '위험하다'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0.09.03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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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성분 흡입 시 폐질환 유발할 수도
소독은 뿌리기보다 닦아내는 방식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사용률이 급증한 뿌리는 살균·소독제가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월 14일 박은정(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교수 연구진은 ‘염화디데실디메틸암모늄(DDAC)’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DDAC는 세균 및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사용되는 물질로 4가 암모늄 계열 살균·소독제로 목재, 건축재, 물탱크 등 산업용품과 가습기, 세탁기 등 생활용품에 쓰인다. 특히 DDAC는 지난 2006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주성분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박은정 교수 연구팀이 실험쥐에게 DDAC 500μg 1회를 투여하고 2주간 관찰한 결과 정상적으로 생존했지만 이후 한 번 더 투입하자 ‘만성 섬유성 폐병변’이 관찰됐고 결국 폐사했다. 이에 연구진은 “DDAC에 노출된 세포에서 라멜라 구조체가 형성됐는데 라멜라 구조체가 과도하게 생성될 경우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위험성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소독제에는 DDAC가 들어있지 않지만 살균·소독제 다수가 4가 암모늄을 성분으로 한다”면서 “4가 암모늄은 세포막에 결합하는 힘이 강해 바이러스 막에 손상을 입히는데 같은 원리로 사람이 흡입하거나 먹어도 체내 세포막이 손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살균·소독제를 무분별하게 분무·살포하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손세정제도 마찬가지다. 시중에 유통되는 손세정제는 DDAC가 들어있진 않지만 세포막과 결합력이 좋은 물질을 섞어 놓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위나 폐 세포에 손상을 줄 위험이 크다. 박 교수는 “손세정제를 바르고 눈을 비비거나 손을 입에 넣어서는 안 된다”면서 “소독은 뿌리기보다 닦아내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평소 경각심을 갖고 살균·소독제 제품 성분을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면서 “제품을 사용할 시 여러 물질을 혼합해 사용하지 말고 개방된 공간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평소 손과 코, 입 주변을 자주 물로 헹구는 것이 바이러스 예방에 좋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학술지 ‘독성학과 응용 약리학(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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