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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병원장의 지나가는 이야기] 치과대학병원 M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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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병원장의 지나가는 이야기] 치과대학병원 MRI
  • 김기덕 병원장
  • 승인 2019.03.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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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치과대학병원 김기덕 병원장

우리 치과대학병원은 지난 1월부터 국내 최초로 MRI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MRI를 설치하기까지 많은 논의와 검토가 있었다. 치과대학병원의 검토뿐만이 아니라, 고가의 특수장비 도입 건인 관계로 의료원 시스템 안에 있는 우리 치과대학병원의 특성상 의료원 내부의 심도 있는 검토와 분석을 통해 진행한 사업이었다.

혹자들은 경영목적으로 구입한 것이냐 또는 반대로 경영이 되겠느냐, 무슨 목적으로 산 것이냐 여러 질문들이 많았지만 대답은 하나다. 필요해서 도입한 것이다.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주지하다시피 치과의 4대 질환 중에 하나로 일컬어지는 질환이 턱관절질환이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이용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청구건수 기준으로 우리나라 턱관절질환 환자 수는 2013년 32만1403명에서 2017년 39만2984명으로 4년간 22% 증가했다. 앞으로도 턱관절질환 환자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정확한 질환정도를 살피기 위해 종종 MRI 검사 처방이 이뤄졌으나, 자체 보유한 장비가 없어 환자들은 세브란스병원 또는 장비가 갖춰진 외부병원으로 이동해 촬영을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또한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심지어 조기 진단의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의과영역에서 우리가 흔히 ‘디스크’ 질환이라고 부르는 추간원판탈출증 환자의 정확한 진단 및 치료계획을 위해서 MRI를 촬영하는 것이 아주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상황이라 척추전문병원의 경우 자체적으로 MRI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 많이 있다. 임상에서 환자를 접하면서 또한 병원장으로서 여러 진료 현황을 분석하면서, 대학병원이 3차 의료기관으로 치과영역 질환 치료의 최후의 보루인데 우리 기관에서조차 턱관절질환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장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주지하다시피 턱관절 디스크 질환의 정확한 상태의 진단은 MRI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아울러 날로 늘어가고 있는 구강암, 기타 종양, 염증을 포함해 구강악안면 부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환에 대한 정확하면서도 빠른 진단영상을 위해 최상의 정밀도를 갖춘 치과대학병원 전용 MRI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 최종 장비를 도입하기까지 여러 어려움과 난관이 있었으나, 치과계의 최고의 병원, 최후의 보루 병원으로서 MRI 장비를 운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의견에 공감해 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이제 우리 치과대학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들에게 진료의 편리함과 정밀하면서 품격 높은 진료 서비스를 질환 초기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약 2개월간 장비를 운용하면서, 막연하게 짐작했던 턱관절 디스크 질환 환자들의 상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경우를 많이 발견하고, 예상치 못했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돼 미처 몰랐던 질환도 찾아내는 등 많은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앞으로 턱관절질환 진단뿐만이 아니라, 턱관절에 변화 및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치료 및 수술 영역에 다방면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정 및 외과 분야의 악교정수술 환자 상태 평가라든가, 보철 분야의 Full Mouth Rehabilitation 환자의 턱관절 상태의 평가라든가,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 했던 많은 분야의 진단 및 연구가 활성화되리라 기대된다.

이제 세계 유수의 치과전문 병원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전용 3.0T MRI를 갖추면서 촬영과 영상치의학 전문의에 의한 판독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마련하게 됐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치과용 CBCT, 다중채널 CT (multidetector CT)와 함께 운영하면서 구강악안면 영역에 발생한 질환의 진단에 최적화된 진료환경을 구축하게 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구강악안면 질환에 특화된 MRI 연구는 매우 미진한 실정이다. 앞으로 치과 전용 MRI를 통해 연구개발에 매진한다면 세계 치과계의 영상진단을 선도해나가는 기관이 돼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빛내는 계기가 되고, 우리나라 치의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

MRI 장비는 우리 치과대학병원에 위치하고 있지만 촬영을 의뢰하고자 하는 모든 치과인들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장비가 되도록, 모든 치과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촬영 의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필요로 하는 모든 분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리 기관뿐 아니라 타 기관 및 모든 치과인들의 진료에 도움이 되는 귀한 장비로 잘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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