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0.22 월 14:31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모바일
[해외진료봉사 참가기] 봉사의 진실성 돌아본 소중한 경험용인 미소지음치과 천형수 원장

여수애양병원 해외선교진료봉사팀에 치과담당으로 참여했다.

미얀마의 최대도시 양곤 근처의 진료 일정중 3일째에 가게된 곳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한센인 마을과 그 인근이었다.

어느 나라에나 있는 한센마을(나환자촌)의 주변 마을인데, 이곳은 정책적으로 이 지역을 지도에 기록하지 않는다고 한다. 

코끼리도 출몰한다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지도에도 없는 어느 지점에서 와이파이까지 끊기자, 일행들의 나지막한 탄식에서 묘한 긴장감과 설레임이 느껴졌다.

마을 입구의 안내표지판(적색)부터 아주 다른 느낌이 들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이 마을에는 오지 마시오”란 이야기다.

신의 저주를 받았다며 버스기사도 운전을 사양하는 바람에 직접 걸어 들어가야 했던 메얀청 근교. 

선교사에 따르면 오랜 기간 진료 요청을 했지만 약만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으며 줄곧 거절을 당해온 곳이다. 

오지에서 실시하는 의료봉사라면 으레 있어온 통과의례를 거치고 우여곡절 끝에 진료를 시작했다. 

‘잦은 정전’과 ‘통역진료’라는 단골메뉴와 진료 받은 경험이 없는 주민들의 구강상태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가운데 단독으로 꾸린 치과팀의 진료는 하루 일정이라는 시간적인 제약으로 급한 발치와 투약 등의 한정된 진료에 국한됐다.

코끼리는 나타나지 않았고, 최초 진료라는 수식어가 붙어 미국 카메라맨의 촬영 모습이 신경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예외 없이 순수한 아이들의 눈빛과 밀림을 뚫고 오셨다는 한센환자의 모습을 보며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과팀(내과, 피부과, 정형외과, 약국, 안경점의 돋보기 협찬)의 열정적인 진료 모습과 78세이신 애양병원 피부과 전광희 과장님의 투혼을 보며 나의 가식과 위선의 실체를 뼈 속 깊이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은 내 일생의 큰 소득이었다. 

해외봉사 나올 때마다 느끼는 미진한 진료장비 준비로 인한 자책의 생채기와 스스로 봉사의 진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마음 속에 남긴 경험이었다. 

우기답게 퍼붓는 빗소리가 바간 숙소의 창가를 요란하게 적시는 저녁, 진료봉사 후기 한 편을 전한다.

덴탈아리랑  arirang@dentalarirang.com

<저작권자 © 덴탈아리랑,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덴탈아리랑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