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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에도 지금 ‘워라밸’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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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에도 지금 ‘워라밸’ 바람이 분다
  • 구명희 기자
  • 승인 2018.07.26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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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 균형 찾는 치과 종사자 증가 … 개원가, 근무환경 개선 노력

지방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한 개원의는 개인시간을 늘리기 위해 몇 달 전부터 근무시간을 대폭 줄였다. 쉬는 날이면 좋아하는 여행, 등산, 골프 등을 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있다.

치과위생사 A씨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미뤘던 취미생활을 시작했다. 동네 문화센터에 들러 요가와 직장인반 성인미술을 등록해 퇴근 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현대인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로 거론되면서 과도한 근로시간 등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한 직장인 여가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추세에 따라 주 6일 근무에 야간 진료, 주말 진료도 모자라 저녁 세미나 참석, 주말마다 달력에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세미나 일정 등 명절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365일 쉬는 날을 찾는 게 더 어려웠던 치과계에도 워라밸 열풍이 불고 있다. 실제로 잡코리아가 직장인 2400명을 대상으로 주말근무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8%가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거나 ‘업무가 많아 주말에도 종종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 개원의는 “우리 치과는 일주일에 4.5일 근무한다. 평일은 오후 6시까지, 매주 목요일은 정기적으로 쉬며, 토요일은 오전 진료만 하고 있다”며 “직원들과 논의를 거쳐 룰을 정했고, 법정 공휴일이 있는 요일에 따라 논의 후에 유동적으로 쉬는 날을 변경하고 있다. 직원들도 매우 만족해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치과의사로서 주어진 진료시간 동안 집중해서 환자를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고, 직원들 사기충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선배들이 적당히 진료시간을 줄여주면, 주변 치과로 신규 환자가 분산돼 후배 치과의사들의 경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5일 근무 중 직원들은 4일만 출근하도록 했다. 젊은 직원들 중심으로 급여보다는 근무 환경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듣고 과감히 개선한 경우다.

그는 “직원들이 매주 근무 요일에 맞춰 일하다보니 과거에 비해 불만이 적고, 직무 만족도가 높아져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또한 치과 보조인력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은데 직원들의 이탈률이 줄어들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용형태 또한 바뀌어가는 추세다. 임신, 육아 등으로 풀타임 근무가 어려운 직원들에게 주로 적용했던 단시간 근무가 젊은층까지 확산되고 있다.

5년차 한 치과위생사는 “연장근무 등으로 쉬지 않고 일하다보니 내가 없어진 느낌이 들어 얼마 전부터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며 “급여는 줄었지만 좋아하는 여가생활을 하면서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몸이 건강해진 느낌이다. 당분간 이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모 기업이 23개국을 대상으로 웰빙지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웰빙지수 최하위, 스트레스 최상위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는 워라밸 열풍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는 분위기.

모두가 워라밸을 꿈꾸지만 현실과 달라 배부른 소리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순한 휴식을 넘어 치과 종사자로서의 직업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치과계도 조금씩 동참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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