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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수가 협상 ‘휘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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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수가 협상 ‘휘슬’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2.10.1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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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1년 치 먹거리 다뤄 … 4조원 넘는 적립금에 기대

지난달 26일 의료공급자 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표단의 상견례로 시작된 ‘2013년 건강보험 수가협상’이 오는 17일 자정까지 진행된다.

수가협상은 보건의료계의 1년 먹거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매년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는 치열함을 보였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것은 건강보험 재정이 4조원 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호재가 의료공급자 측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12월 대선과 관련해 각종 정치적 변수들이 공급자의 바람을 꺾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의협이 현재 진행형으로 하고 있는 ‘대정부 투쟁’이 의원급 수가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반감시키고 있다.

어떻게든 수가 현실화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2013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을 위해 협상팀 4명과 5명의 자문단 등 총 9명으로 수가협상단을 구성했다.

수가협상의 전면에 나설 의협 협상팀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의협 임원 2인, 시도의사회 대표 1인, 개원의협의회 대표 1인으로 구성됐다. 의협에서는 보험파트를 관장하고 있는 이상주 보험이사와 윤용선 보험의무전문위원이 나서고, 시도의사회 대표로는 수가협상 경험이 풍부한 송후빈 충남의사회장이, 개원의협의회에서는 임익강 보험이사가 각각 참여했다. 협상팀 팀장 역할은 송후빈 충남의사회장이 맡았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우선 각종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고질적인 경영난은 물론이고 최근 폭등한 물가, 전반적인 경제 불황 등의 요인을 반영한 의원급의 적정 수가 수준을 산출해 수가를 현실화시킨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특히 건보공단은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재정이 2조 5549억원의 당기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누적 적립금이 4조2800억에 달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더 이상 재정 적자를 핑계로 의료수가를 억제할 순 없을 거라고 의협측은 내다 봤다.

4조가 넘는 적립금 중 하반기 급여비 지출 증가분과 국고지원 선납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말 기준 2조원 가량의 누적 적립금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원 폐업률이 지난 연말 6%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는 것도 수가협상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수지가 맞지 않으니 폐업하는 의원이 늘어난다는 주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일차의료 활성화를 주창하고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협상 요소가 될 수 있다.

의협 송형곤 공보이사 겸 대변인은 “건보재정 흑자의 배경에는 그동안 원가에 못 미치는 수가로 어렵사리 의원을 꾸려온 의사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재정 흑자에 기여한 의료계에 그간의 희생과 불이익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보험자 공단의 현명한 협상 자세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자·의료계 갈등은 악재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큰 폭의 보험수가 인상을 두고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정권 말기 정부가 굳이 수가인상을 해줄 이유가 없고 △새 정부가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을 불허할 것이므로 지출 부담을 줄여야 할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수가인상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사회 각계에서 보장성 확대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재정 흑자분 및 적립금을 수가 인상에 온전히 가져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험자와 의료계의 갈등이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병원협회 등 대부분의 공급자 단체들은 지난 6월부터 공단과 간담회를 갖는 등 의견을 나눠 왔으나 의협은 노환규 집행부 출범 이후 정부 및 보험자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최근에는 의협과 공단이 포털사이트에서 서로를 비방하는 건으로 맞고소고발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이 결렬돼 수가결정권이 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 넘어간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의협이 건정심 탈퇴를 선언했으므로 당사자가 배제된 채로 수가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수가인상은 고사하고 동결이나 삭감까지도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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