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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Editor’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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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Editor’letter
  • 김아현 원장
  • 승인 2017.09.2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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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그만 헤어져. -민트 결별설-



민트와의 결별은 일 년 전부터 계획되어 있었다. 즉, 풍문이 아니라 진짜 이번호가 마지막이다.

나는 작년 민트 첫 호부터 열두 번째 마지막호까지 함께한 민트 편집장이다. 간간히 지면에 얼굴을 비추긴 하였으나 되도록 나 자신을 숨긴채 독자들에게 민트의 독보적인 위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치과 일에, 건강상의 문제로 반년을 넘어섰을 때쯤 놓아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끔씩 고립무원의 상태라고 느낄 때면, 내가 뭐하고 있나 싶기도 했다. 그런데 ‘누구한테 이걸 맡기나’하는 생각도 들고, 내 자식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결정적으로는 입 밖으로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목 끝까지 차올랐다가도 다시 꿀꺽 삼키기 일쑤였다.

처음 시작할 때, 딱 일 년 전에 7개월 정도를 무리 없이 빵빵하게 끌고 나갈 수 있도록 4페이지, 28개의 주제를 계획했었다. 각 페이지에 꼭 맞는 그림을 그려 넣었었다. 그러나 열두 번째 호를 준비하면서 그간 출간한 것을 보니 계획한 것에서 50%는 내놓았고, 50%는 내놓지 못하였다. 게을러서 그랬던 것은 단연코 아니고 치과계의 시의성을 고려하다보니 넣고 빼고를 수없이 반복했었다.

민트는 총 4페이지로 구성하였다. 각각의 주제는 ‘콩심기’로 명명하였다. 우리의 정체성이 ‘콩세알이야기’에서 유래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치과계에 민트라는 콩이 뿌리를 내려 열매 맺기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명명하였다. 그리고 매달 ‘기획연재’, ‘최신 임상업데이트’, ‘@치과위생사’, ‘환자용 병원 게시물’ 구성으로 원고를 출간하였다. 꾸준히 보시는 독자들은 눈치 챘을 것이다.

매달 산고를 치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앞서 계획한 주제도 있었지만 계절과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임상에서의 고민을 해결하고 싶고, 학문적 갈증도 해소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탁월한 필진들에게 안성맞춤인 원고청탁도 일이라면 일이었다. 각자 재능이 너무나도 달라서 개인의 강점을 최대한 뽑아내려면 사전에 생각할 것이 좀 많았다.

그러나 원고가 기한에 맞춰 도착했다고 끝이 아니었다. 처음엔 생각보다 손질해야 할 곳이 많았다. 물론 지금은 거의 그냥 내어 놓아도 좋을 만큼의 원고를 보내준다(웃음). 초창기엔 원시원고를 받아들인 순간부터 또 다른 시작인 것처럼 느껴졌다. 왜냐하면 원고를 읽고 또 읽으며 독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문장을 수정하고, 적절히 배치하기를 수차례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 편집의 양도 꽤 되서 한 달이면 삼일은 꼬박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일 년간 출간된 원고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당연히 ‘2016년 10월 초판’이다. 늘 그렇듯 처음 시작의 떨림과 긴장이 있었다. ‘이게 과연 치과계에 예방치과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가?’ 두 번째 호가 나간 후의 사람들의 반응은 ‘신선하다’였고, 종종 지인들이 SNS로 사진을 찍어 잘 보고 있다는 격려를 받았다. 그 외에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한번은 담당 기자에게 물어 보았다. “민트 괜찮나요?” “네. 따로 파일로 받아보시는 분도 있어요” 그러면 됐지. 휴.

12개월의 시간 동안 나는 성장하였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예방치과의 요모조모를 4페이지 지면을 빌어, 다른 이의 이름을 빌어 펼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허나 아쉽지만 나와 민트는 이제 끝이다. 정확히 말하면 계획한 일 년이 끝이 난 것이다. 더 하라고 해도 못한다. 숨고르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특별히 끝까지 나를 믿고 민트 편집장을 맡겨준 콩세알튼튼예방치과의 이병진 원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2017년 9월, 민트와는 작별을 고한다.

오늘도 예방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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