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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녀 ‘장롱면허’ 꺼낼 열쇠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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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녀 ‘장롱면허’ 꺼낼 열쇠는 무엇?
  • 최윤희 학생기자
  • 승인 2017.02.16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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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인력 4만명, 근무환경 개선 및 동료 ‘배려’ 시급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직업인 치과위생사.
 
그러나 그중에 많은 치과위생사들이 결혼·출산·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어려움을 겪는다. 

경력이 단절된 치과위생사들이 아내, 엄마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당당한 직업인으로서 살아갈 방법은 없는 걸까?

개원가의 보조인력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경력단절자 즉 ‘유휴 인력’을 이용해 인력난을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 또한 너나 할 것 없이 ‘경력단절자 복귀’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보조인력 구인난은 치과위생사 인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은 아니다.
 
최근 10년 사이 30개 대학에서 치위생(학)과를 새로 신설해 82개 대학에 치위생(학)과가 생겨났으며, 입학정원도 3430명에서 5024명으로 크게 늘었다.

치과위생사 총 면허자 수는 7만1280명. 그러나 이중 경력단절 상태인 ‘장롱면허 치과위생사’ 인력은 3만8020명에 달한다. 

치과위생사 배출 수가 절대적으로 증가했지만 실제로 개원가에서 활동하지 않는 유휴인력 비율이 상당히 높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회장 문경숙, 이하 치위협)의 2012년 전국 치위생(학)과 취업률 자체 조사에 따르면 졸업자의 취업률은 84.31%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규 치과위생사의 높은 취업률에도 불구하고, 전국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치과위생사의 평균 근무 연수는 5.7년에 불과하다.

 치과 특성상 높은 업무 강도와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아 출산과 육아 문제 등으로 이직률이 높다.
 
한국치위생학회가 발표한 ‘경력이 단절된 치과위생사의 직무복귀에 대한 치과의사의 의견’ 논문에 따르면 치과위생사는 이직 경험이 45%에서 62%까지 매우 높은 편이었다. 

이직횟수는 연령이 많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총 근무경력이 많을수록 그리고 기혼자일경우가 많다고 보고된 바 있다.

치위협의 2015년 면허신고 접수 결과 현재 미활동하고 있다고 신고한 2958명의 치과위생사 중 1094명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미취업상태였다.

그만큼 한 번 떠나고 나면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2958명의 미활동자 중 81.7%에 달하는 2417명이 3년 내 복귀할 의사가 있지만, 한 번 현장을 떠나면 두려움으로 인해 돌아오기가 여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 경력단절자는 상당한 업무 강도에 비례하지 않는 인건비에 기인하는 점도 다시 일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는다.
 
치위생과 졸업 후 1년 동안 치과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28세 치과위생사는 “치과위생사의 처우는 낮은 수준이다. 일부 치과의 경우 연차도 없고, 월급도 낮다”며 “육아와 가사 비용보다 취업할 때 순이익이 발생해야 취업을 생각하지만 현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대답했다.
 
구인난 속 구직난도 문제다.

치과위생사 인력이 부족하지만 구인을 원하는 치과는 대부분 1~7년차 치과위생사 구인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상의 경력자들은 면접 기회조차 얻기 힘든 경우도 많다. 기존 직원들이 자신보다 많은 연차의 직원들과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원의와 동료들의 배려도 필수적이며, 경력단절여성 또한 취업을 마음먹은 다짐, 그 초심의 자세를 계속 가져가야 한다.
 
경력 10년 차 치과위생사는 “나이가 많은 동료에게 일을 가르쳐야 하는 저연차 치과위생사들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그러나 처음부터 배운다는 자세를 가지면 조직 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력단절자에 대한 부담스러운 시선이 초반에 있을 수 있지만, 서로 소통을 통해 협력해 나간다면 자신감과 직업의식을 고취시켜 연착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과 임신·육아로 직장 경력이 단절된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들을 개원가에 부르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처우’와 ‘배려’가 동반돼야 한다.

여성의 경력단절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그동안 개인이 지불한 교육비용과 신규채용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그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력단절녀의 ‘장롱면허’를 꺼낼 열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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