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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문> 선후배, 동료 기자분들 및 치과계 구성원 분들에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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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문> 선후배, 동료 기자분들 및 치과계 구성원 분들에게 올립니다.
  • 비대위
  • 승인 2017.01.2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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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폭력 가해자가 동석하는 현장의 취재 보이콧을 선언한 성폭력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치과언론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3일자로 전 치과계 구성원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는 왜 취재 보이콧 사태에까지 이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비롯해 성폭력 사건 예방을 위한 자정에 관한 호소를  담았다. 
본지는 비대위의 호소문 원문 그대로를 게재한다<편집자주>

 


선후배 동료 기자 여러분
그리고 치과계를 일궈 가시는 많은 분들에게 올립니다.

 

저희는 지난해 9월 기자사회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염원하며 치과계 전문지 기자들이 주축이 돼 구성한 성폭력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입니다.

지난해 9월에 발생한 기자사회 성폭력 사건은 발생한지 4개월이 지나도록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없이 표류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9월 사건이 해결 기미 없이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기자가 오히려 적반하장의 대응을 하며 사건을 키우고 있는 데 유감을 표하면서 최근 가해자가 동석한 취재는 참석하지 않는 보이콧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취재 보이콧.
기자에게 취재 보이콧이란, 일선 노동자들로 비교하면 ‘파업’과 같은 것입니다.

기자가 펜을 놓고 대응하는 것은 직장 내 압박과 생계, 취재원 및 독자의 불편함 등을 감수하며 벌여야 하는, 기자로서는 상당이 높은 수준으로 벌이는 투쟁입니다.
먼저 기자사회 내 발생한 문제로 진행된 보이콧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취재원 분들에게는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저희가 이만큼의 대응을 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오늘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일까”라고 한 번 더 생각해주시고 기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선후배 동료 기자 여러분, 그리고 치과계 모든 구성원 여러분.

몇몇 분들이 지난해 9월 기자단 내 성폭력 사건을 ‘법대로 해결하라’고 하십니다.
물론 사건의 최후 수단은 법적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자들이 지금 이렇게 사건을 공론화하면서 대응하는 것은 이 사건에서 ‘가해자 응징’보다 ‘치과계 사회 내부의 올바른 해결’이 더욱 중요하고,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폭력 문제의 해결에서 가해자 한 사람의 처벌보다 우리 치과계 언론사회에서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혹여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내부의 상식과 지혜로 풀어나가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가해자가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거나 피해자를 음해하고 오히려 압박하는 행위를 하는 ‘올바르지 않은’ 해결방식에 반대하며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기자사회는 많이 참아왔습니다.

불쑥 천연덕스럽게 후배 기자들에게 야한 동영상을 내밀던 기자.
물리력으로 모텔 앞까지 끌려갔다가 탈출한 기자.
후배기자가 동석한 자리에서도 식당 종업원의 가슴을 만지던 기자.
술자리 취재 때마다 거북한 성희롱 건배사를 내뱉던 기자.
술에 취해 화장실로 동료기자를 끌고 가려고 했던 그 사건.
취재원과 블루스를 함께 춰야 했던 기자와 그 분위기를 깰까봐 블루스 추는 모습을 죄책감을 안고 지켜보기만 해야 했던 또 다른 기자.
……

저희가 채 입에도, 지면에도 담지 못할 수많은 사건들이 그동안 치과언론사회에서 벌어져왔습니다. 그동안의 사건은 피해자가 입을 다무는 방식으로 묻히거나 오히려 피해자인 여성이 조용히 퇴사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풀려왔습니다.

어쩌면 그 많은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에 치과계가 조용해서 좋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조용하게, 시끄럽지 않게 지내오는 동안 그래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곳이 과연 얼마나 건강해졌습니까?
얼마나 이런 성폭력 문제에 섬세해지고, 민감해지고, 서로 바꾸려고 노력해왔습니까.

저희는 이제는 더 이상 상대적 약자가 퇴사하는 방식이나 조용히 입다물고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고, 올바르게 해결하자고 이야기 하며, 해결에 관해 우리 치과언론사회 및 치과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에게 왜 문제를 제기해 시끄럽게 만드냐며 손가락질 할 때가 아니라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향해 옳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올바로 해결하라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하며, 실제 해결을 이끌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디 이번 사건이 더 이상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음해 없이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로 마무리될 수 있길 마음속으로나마 응원해주십시오.

지난해 9월 “뽀뽀해주면 얘기해줄게”라는 이 말은 술에 취해 그저 한 번 할 수도 있는 농담이 아니라 치과언론사회에 만에 하나 발생할지도 모를 더 큰 사건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이런 사소한 말 하나조차 주의하고, 미안해하며 반성하는 일로 여길 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더구나 이 사건은 매체의 국장과 국장 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비교적 대등한 지위의 각 매체 국장 간에 발생한 일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일선 기자들에게는 더더욱 희망이 없습니다.

이 일이 사과 없이 뭉개는 방식으로 묻히게 된다면, 나중에는 그 어떤 일선 기자가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으며, 사과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번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저희는 앞으로 새롭게 치과계에 영입될 젊은 기자 세대, 특히 여성에게는 안전한 취재환경을 약속할 수가 없습니다.

2차 가지마라, 진한 화장 하지마라, 짧은 치마 입지마라며 약자를 단속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성폭력의 가해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 치과언론사회, 치과계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선후배 동료기자 여러분. 그리고 치과계 모든 구성원 여러분.

성폭력 사건을 둘러싸고 아무 말이나 해서도 안 되지만, 아무 말도 안 해서는 안 되는 때를 지금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감히 그 침묵을 깨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다양한 경로와 방식을 통해 그간의 치과언론사회 성폭력 사건을 다룰 계획입니다.

비대위의 뜻과 활동에 마음속으로나마 많은 지지를 부탁드리며
밝고 건강한 치과계의 미래를 위해 다 같이 힘 모아 나갑시다.
 

 

2017. 1. 23.
성폭력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치과언론인 비상대책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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