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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다 히트' 예방치과] 치과의사가 변화해야 예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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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다 히트' 예방치과] 치과의사가 변화해야 예방이 된다
  • 이병진 소장
  • 승인 2016.11.24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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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세알구강건강연구소 이병진 소장

※ 이 글은 덴탈아리랑 '예방치과전문섹션' MINT 제2호에 실린 글입니다. MINT는 덴탈아리랑과 콩세알이 협업해 매월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예방치과전문섹션입니다. 

Episode 1 예방치과 진료를 시작하려는 치과의 대화

치과의사: 어제 신문을 보니 예방치과 진료가 앞으로 블루오션이 될것이라고 하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때요?
치과위생사: 아무래도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니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치과의사: 우리가 하고 있는 예방 술식이 뭐가 있지요? 불소도포, 실런트, 그리고 스케일링도 많이 하고 있고, 그리고 또 뭐 없나요?
치과위생사: 저희들이 칫솔질 교습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치과의사: 생각해보니 여러 가지를 하고 있네요. 그런데 예방하겠다는 환자들이 많이 있나요?
치과위생사: 원장님이 환자에게 불소도포 하라고 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받고 가는데, 환자들이 먼저 해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치과의사: 그래서 예방치과 환자가 잘 늘어나지 않는군요. 예방 환자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모두: ……..

 

위와 같은 대화가 이루어지는 치과의원에서는 개별적인 예방 술식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먼저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치과진료팀이 예방치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막연하게 공감할 뿐,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있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상태에서 치과진료팀이 예방치과 진료에 대한 필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면, 환자로부터 필요하지 않은 진료를 권하는 ‘과잉진료’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특히 마치 예방치과 진료를 고가의 치과진료를 받은 후에 받는 서비스나 하나 더 얹어 파는 상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이러한 오해는 커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예방치과 진료를 확대하는 데에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더더욱 치과진료팀은 예방치과 진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고객과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Episode 2 예방치과 진료를 권유하는 치과위생사와 환자의 대화

치과위생사: 이제 치료는 다 끝났구요, 칫솔질 방법 잘 배우시고, 불소를 도포하면….
고객: 칫솔질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도 비용이 들어가나요? 저는 칫솔질 잘 하고 있는데….
치과위생사: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니까  앞으로 충치가 안생기려면….
고객: 충치가 안생기면 좋겠지만 어차피 생길거니까 자주 치과에 와서 싸게 치료 받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치과위생사: ….
 

일반적으로 고객(환자)은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으면 치료가 끝나고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예방은 ‘내가 만약 여유가 있다면 하면 좋은 진료’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치과는 ‘아픈 질환을 치료하는 곳’이지 ‘질환이 안생기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과진료팀이 예방치과 진료에 대한 확실한 철학이 자리잡지 않은 상태라면 환자가 동의하고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치과진료팀은 예방치과 진료에 대하여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일반적으로 치과진료 인력은 치과진료를 ‘질환’에서 시작한다.
즉 구강질환이 눈으로 확인돼야 치료라는 행위가 성립되고, 안보이면 치료를 시작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좀 뒤틀어 생각하면, 치과진료 인력은 치과에 찾아온 고객의 구강상태를 보고 반드시 환자로 만들어야, 다시 말해 질환을 찾아내야 치과의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고객의 생각도 비슷하다.

환자들은 ‘질환이 진행되어 생명을 잃지 않을까’와 같은 공포나 치료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질환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잘 찾는 의사를 명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다른 병원에서는 찾지 못하는 질환을 언급해주면 고마워하며 이에 순응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러다가 치료를 통해 질환이라는 공포가 해결되면 이후에 질환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잊는다.

고객에게 구강질환이 있든 없든 예방이 중요한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 위와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치과의사이다. 치과의사 스스로 치과진료와 예방이 ‘질환’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구강건강’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진료를 준비하는 것이 ‘예방의 시작’이다. 다시 말해 예방술식이 아닌 치과진료에 대한 개념의 변화를 통해 예방을 시작할 수 있다.

사실 구강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치료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예방 술식 자체는 누구나 쉽게 수행할 수 있지만 보이는 질환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된 위험요인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평가해 보면 정말로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방치과 진료의 목적이 ‘고객의 구강건강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정한다면, 이를 달성하는 데에 예방치과 진료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고 고객이 어떠한 구강상태인지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이 술식 적용보다 우선 실천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계획은 바로 진료과정에서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치과의사가 고객을 만나고 검사하고 진단하는 과정에서 예방의 필요성을 먼저 절감하고, 이를 고객에게 알리고 설득하며 치과진료팀과 공유하여 적극적으로 예방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예방’의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치과의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어떠한 비싼 장비나 재료보다 예방치과 진료를 적극 도입하는 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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