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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안주면 서비스 나쁜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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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안주면 서비스 나쁜 치과?”
  • 정동훈기자
  • 승인 2016.07.07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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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증명발급 및 구강용품 등 서비스 가치 필요

지하철 역사, 대중교통, SNS를 막론하고 치과진료비 ‘가격 할인’의 문구가 없는 곳이 없다. 거리에서는 아주머니들이 행인들에게 물수건 등을 나눠주며 임플란트를 싸게 할 수 있다고 속삭인다. 결국 ‘제값 주고 치료받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시대가 돼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임플란트 진료와 같은 의료행위뿐만이 아니다. 민간보험 증명서나 처방전과 같은 제증명수수료, 칫솔과 같은 구강용품도 마찬가지다.

최근 민간보험으로 인해 환자들이 치과에 진단서, 치료확인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환자들이 제증명수수료와 같은 치과에서 제공하는 부가적인 행정 서비스를 ‘공짜’로 인식하고 있어 많은 치과들이 수수료도 제대로 청구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개원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환자 이탈이나 평판을 우려해 섣불리 받지 못하는 치과도 있다. 현재 제증명 서류 수수료의 경우 의료기관별로 최소 2배에서 최대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아예 ‘무료’인 치과도 있다.

그러나 개원의 스스로가 치과의 서류작성 작업을 무료로 생각하거나 이를 합리화 하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합당한 대가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A 원장은 “TV, 휴대폰 등 제조업 제품은 유형의 재화이므로 누구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무형인 서비스는 무료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높다”며 “우리 치과의 경우 진단서 발행 부수당 2만 원을 받고 있다. 진단서도 비용 받냐고 묻는 환자도 있지만 진단서 발행의 책임은 치과의사에게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제 값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증명 수수료 책정에 애매한 경우도 있다. 최근 민간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이나 보험사 직원이 치과 양식이 아닌 민간보험사에서 자율적으로 만든 양식을 가지고와 기입만 해달라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그러나 이 또한 치과의사가 진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직원들의 추가적인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 값’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자들 사이 공짜로 인식되고 있는 제증명 수수료뿐만이 아니다. 칫솔 등과 같은 구강건강용품도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B 치과위생사는 “최근 1회용 칫솔이 아닌 좋은 칫솔을 치과에 비치해뒀으나 한번 쓰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환자들도 있고, 치간칫솔이나 칫솔을 여러 개씩 가져가는 환자들도 있다”며 “치과에서 제공하는 구강용품이 모두 ‘공짜’라고 인식하고 있어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제값 받기의 목표는 전달되는 가치로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환자이탈이나 평판을 우려해 치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가치는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원가가 주도적으로 나서 ‘서비스는 공짜’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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