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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된 환자 편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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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된 환자 편의시설
  • 정동훈기자
  • 승인 2016.02.25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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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및 커피머신 등 고장 및 파손된 채 관리 안 돼

#서울 A치과는 1년 전 두 대의 오락실 게임기를 치과 내에 설치했다. 소아환자가 많이 내원하고 있어 치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기의 브라운관이 고장나 오락기는 현재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돼버리고 말았다.

인터넷이나 간단한 게임 등이 가능하도록 설치해 놓은 PC 시설과 커피머신, 어린이 환자를 위한 게임기, 놀이방 시설 등은 치과에 가면 흔히 만나볼 수 있는 환자를 위한 편의시설 등이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되고 있어 ‘없느니만 못하다’는 지적이 높다.

환자 편의시설 증가

환자들이 치과의 치료 수준 및 비용과 함께 장비와 치과의 외형 등에 대해서도 치과선택의 기준으로 인식하자 그동안 개원가에서는 치과의 외형적인 부분인 규모와 인테리어, 환자 편의시설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하며 설치하는 치과가 점점 많아졌다.

까페에서부터 갤러리 등 진료실 외 환자를 위한 독립 공간이 만들어지고, 단순한 편의시설의 개념을 넘어서 이제는 그 치과만의 특성과 개성을 표출하는 하나의 매개체로 자리매김해 나갔다.

이러한 개성 넘치는 편의공간들은 환자들에게 치과가 가까이 있다고 느끼는데 큰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환자의 충성도를 높이며, 통증이나 공포, 소독약 냄새 등의 단어들이 떠오르기 마련인 기존 치과의 이미지를 더욱 편안하고, 친근감 있는 이미지로 바꾸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관리소홀은 이미지에 악영향

문제는 이러한 편의시설들이 관리 소홀로 인해 오히려 치과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

강남의 A치과에서는 요즘 여러 치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PC를 3대 설치했다. 또한 유료로 제공되는 음악 파일을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PC를 설치한 직후 환자들의 호응은 높았다. 그러나 환자들이 게임이나 여러 소프트웨어 등을 다운 받는 양이 많아지자 치과 내 컴퓨터들이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3대의 PC는 전원이 꺼진 채 ‘고장’이라는 종이만 붙어 있는 신세가 됐다.   

A치과의 원장은 “전부 여직원이라 컴퓨터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컴퓨터 A/S센터에 수리를 맡겨도 출장비부터 수리비까지 만만치 않게 청구하니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서 고치기도 힘든 상태”라고 토로했다.

교정치료를 주로 하는 모 치과는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여성 전용 파우더룸을 만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치과재료 및 기구 보관 창고로 전락하고 말았다.

L원장은 “일부 치과에서 여성을 타겟으로 해 갖가지 편의시설을 만들고 있는데, 불황에 개원가서 환자를 가려서 받기는 실질적으로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동안 개원가에서는 적지 않은 자금으로 환자 편의시설을 마련해 왔다. 그러나 관리 소홀과 체계적인 모니터링 없이 마련된 환자 편의시설들이 ‘무용지물’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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