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권태호, 이하 서울지부)가 최근 치과에서 소란과 난동을 피우며 과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치과계의 현실을 반영해 ‘환자와 치과 사이 존중이라는 규칙’의 캠페인을 실시한다.

치과에서 난동을 부리는 경우 현행 형법상 업무방해죄나 폭행‧협박죄에 해당함에도 그동안 개원가에서는 대응이 번거롭고,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게 일반적인 관행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 같은 소극적 대처가 의료인에게 폭행을 가해도 아무런 제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심지어 출동한 경찰까지 방관적 자세로 적당히 타협을 종용하는 등에 이르게 됐다.

서울지부는 난동 환자에 대한 단호한 공동대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캠페인을 실시하게 됐다. 실제로 다산 120 콜센터의 경우, 매월 35명에 달하던 악성민원이, 대처방법 시행 후 월 2.9명으로 줄어든 바 있다.

서울지부는 이번 캠페인에서 환자와 의료인 사이에 반드시 필요한 ‘존중’의 개념을 강조하는 동시에 80% 이상의 의료인이 폭언을 당한 경험이, 50% 이상의 의료인이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통계자료를 통해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에 대한 협조를 구하고 있다.

치과의사 및 스탭 대응 매뉴얼에는 소란과 난동, 폭력, 명예훼손에 대한 상세한 대응법을 담았다. 불만 환자의 초기 대응방법에서는 환자의 격양된 감정에 판단이 흐려지지 않도록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상담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충분한 대화와 설명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소란을 피워 행동에 따라 △업무방해죄 △모욕죄 △명예훼손죄 △폭행죄에 해당하는 경우, 증거확보 및 경찰 신고방법도 수록했다.

이 때 △CCTV 기록 △환자 음성 녹취 △증인 등을 확보하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의료법에 의한 진료방해와 형법에 의한 업무방해 등으로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도록 안내했다.

아울러 서울지부는 보건복지부에 의료인폭행가중처벌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에 대한 폭력, 진료방해 등에 대한 방지책을 요구했다.

조영탁 법제이사는 “치과에서의 소란 및 난동은 다른 환자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중대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절대 좌시해서는 안된다”면서 “일선 현장에서 소임을 다하는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의료인을 우선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