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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도 ‘술식 네이밍’ 경쟁시대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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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도 ‘술식 네이밍’ 경쟁시대 돌입
  • 정동훈기자
  • 승인 2015.11.12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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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새 상표등록 급증 … 의료 특수성도 감안 선정적 마케팅 자제해야

하이브리드 임플란트, 페리오플란트, 투시임플란트, 투명양악, 내비게이션 임플란트, 원데이임플란트 등 환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독특한 의료술식 이름을 내세우고 있는 치과들이 늘고 있다.

병의원 상호를 넘어 의료 술식까지 ‘네이밍(Naming)’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특허청의 특허정보검색 서비스를 이용, ‘임플란트’와 ‘양악’을 키워드로 상표명을 검색한 결과 각각 1369개와 53개의 결과물이 나왔다. 이들 모두가 직접적인 술식 명칭으로 등록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술식 명칭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사실은 충분히 유추 가능하다.

상표로 등록된 의료 술식명에는 지난 2012년 등록된 ‘밸런스4D양악’, 2013년 등록된 ‘슬로퀵임플란트’, ‘원스텝임플란트’, ‘제로양악’ 등이, 올해에는 ‘슬립온 교정’, ‘노타이 교정’, ‘LTE교정’ 등이 있었으며, 센트럴치과의 치아교정 시술인 ‘킬본’도 지난달 22일 상표 출원했다.

치과들이 의료술식 네이밍에 눈을 뜬 건 요즘 들어서이지만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의 의료기관들은 5~6년 전부터 시술명에 톡톡 튀는 이름 하나를 짓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한 성형외과는 눈 튀트임을 ‘뷰티트임’이라고 네이밍하거나 코필러 시술에 실리프팅을 추가해 ‘파워매직 코필러’라고 네이밍하기도 했다. 의료 술식 이름이 어렵다보니 환자들 기억에 남는 이름으로 눈도장을 찍겠다는 심산에서다.

특히 피부과에서는 독특한 의료 술식명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점빼기는 다 같다는 인식을 바꾼 ‘트리플점빼기’, 소프라노라는 친숙한 이름을 레이저 장비에 도입하고 이를 다시 시술명으로 사용한 ‘소프라노제모’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서 8000건 이상의 게시글이 생산될 정도로 의료기관과 환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병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치과 원장들과 홍보대행업체 마케터들은 치과의 고유 콘셉트를 잡고 큰 줄기가 될 만한 문구와 시술명을 붙이고 있으며, 전문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광고물을 이용해 기존의 시술과 수술을 포장하고 있다.

최근 독특한 술식명을 상표 출원한 A치과 관계자는 “이미 강남에서는 환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톡톡 튀는 시술명을 내세우고 있는 치과들이 많다”며 “많은 치과들이 우리 치과만의 시술 특징을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네이밍에 고심하고 있어 독특한 이름들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특정 치과 술식에 짧고 임팩트 있는 네이밍을 하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이러한 시술 네이밍 마케팅에 부정적인 시선도 분명 있다.

의료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너무 선정적이거나 상업적, 허황된 이름을 짓는 것은 의료술식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결국 병원 이미지까지 무너뜨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모 비만클리닉은 허벅지 지방 흡입수술에 2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다리 모양을 네이밍에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아이돌’과 ‘11자 다리’라는 단어를 조합해 타 클리닉의 허벅지 지방 흡입수술과 차별화시켰으나 시술명이 너무 자극적이고, 실제 수술이 필요 없는 환자들까지 수술을 받도록 유도했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

사람 이름처럼 한 번 지으면 바꾸기도 쉽지 않고, 또 바꾸게 되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술식명 네이밍을 통해 의료소비자의 주목을 받기 위한 치과들의 네이밍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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