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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벼랑 끝 선 치과의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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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벼랑 끝 선 치과의사 급증
  • 정동훈기자
  • 승인 2015.11.05 1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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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회생 신청률 5위 기록 … 경영난 및 사무장치과 등으로 피해 늘어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수도권 및 광역시 주변으로 개원의들이 몰리면서 출혈경쟁을 벌이다가 대출금 상환 등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에 일반회생을 신청하는 치과의사가 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최근 5년간 서울고등법원 담당 지역의 일반회생 신청건수는 1천145건으로 나타났다. 직업별 신청자는 치과의사가 112명으로 5위에 올랐으며, 의사는 207건으로 2위, 한의사가 130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1위와 3위는 회사 대표(225명)와 개인사업자(157명)이다. 치과의사·의사·한의사를 합친 의료인은 449명으로 무려 전체 일반회생 신청자의 39.2%에 이른다.

개인회생은 담보채무 10억 원 이하, 무담보채무 5억 원 이하인 사람만 신청할 수 있다. 이보다 빚이 많으면 일반회생을 신청한다. 다만 거액의 빚을 깎아주기 때문에 개인회생과 달리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변제기간도 개인회생보다 2배 긴 10년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큰 빚을 지는 고소득 전문직이 주로 이용한다.

법률사무소 한 관계자는 “일반회생 신청을 했다가 채무 이행을 하지 못해 파산하는 의사도 있다”면서 “경기부진이 장기화 되고 있어 의사 파산 관련 문의는 계속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을 닫는 치과도 계속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로 개원한 치과는 1065개소이나 폐업한 치과는 620개소이다. 치과의원의 개원 대비 폐업기관 비율이 58%에 달한다.

새로운 치과 10곳이 문을 여는 동안 6곳이 문을 닫는 꼴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입이 줄고 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모 개원의는 “주변에 개원했다가 금방 문을 닫는 치과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몇 년씩 개원했던 치과도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렇게 치과 경영 환경의 전반적인 악화로 폐업을 신청하거나 회생을 신청하는 동료가 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치과를 개원한 A 원장은 친동생인 B 원장과 병원 건물을 추가 매입했다. 그러나 주변 경쟁이 치열해 순식간에 100억여 원의 빚을 져 법원을 찾기도 했다.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매년 발생하는 의사 수에 비해 국내 환자의 파이는 포화상태로 보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더 많은 환자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초기 병·의원 투자를 했다가 결국 부채라는 짐으로 남게 된다”며 “초기 개원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무리한 재테크나 리모델링을 하려다 보니 얼마가지 않아 병원 경영을 포기하거나 회생을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치과의사를 ‘대출 1순위’로 쳐주던 은행들도 병·의원의 재정 악화와 파산 위험을 반영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제공하던 대출금리 우대 관행도 없앴다.

법원은 고소득 전문직의 일반회생 인가를 심사한다. 이 과정에서 신청자들이 소득이나 변제할 채무를 낮추는 등의 편법 행위를 하는지 꼼꼼히 들여다본다.

10억여 원의 빚을 지고 일반회생을 신청한 치과의사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월 150만 원을 내겠다고 했다가 채권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한 사례도 있다.

병원 운영 상 불필요한 부분이 있음에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해 부채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사무장치과에 근무하다가 사무장이 명의를 빌려준 치과의사에게 대출금을 덤터기 씌우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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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해요 2015-11-07 10:47:29
심각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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