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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강] 치과 수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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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강] 치과 수관 이야기
  • 라성호 원장
  • 승인 2015.10.22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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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성호 원장의 치과에 관한 넓고 얕은 지식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치과 수관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야 된다는 둥 저렇게 해야 된다는 둥 말들은 많은데, 잘 모르겠고 하니 왠지 불안해서 결정을 뒤로 미루게 되는 것이 현실이죠. 수관관리에 관해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책 한권으로도 부족할 테지만 오늘은 소비자로서의 이성적 판단을 위한 최소한의 ‘넓고 얕은 지식’ 만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1. 왜 수관관리인가
감염관리에는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기구/핸드피스/수관/공기/표면/환자/술자 등 각 분야별로 파고들자면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기구/핸드피스가 아무리 깨끗해도 물에 세균이 많으면 금방 오염됩니다. 물이 더러우면, 공기와 체어표면도 쉽게 다시 감염되고, 환자는 물론 술자까지도 교차감염에 쉽게 노출됩니다. 수관관리가 강조되는 이유는 이처럼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2. 감염관리 = 학점관리?
즉, 수관관리가 빠진 감염관리는 목욕재계하고 풀 메이크업에 예쁜 옷으로 거리를 나서자 마자 흙탕물을 뒤집어 쓰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학점을 관리하려면, 배점이 높고 점수를 받기 쉬운 과목을 공략해야 합니다. 감염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효과가 크고 해결하기 쉬운 과목, 즉 수관관리를 알아야 합니다. 

3. 전기분해 살균해도 소용없는 이유 - 바이오필름 
물속의 세균이 문제이니, 증류수를 쓰면 어떻겠냐. 전기분해로 살균을 하면 되겠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관에는 이미 바이오필름(물때)이 잔뜩 끼어 있고,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엄청난 양의 세균을 물로 방출합니다. 아무리 청정한 물, 아무리 철저히 살균한 물을 넣어도 환자에게 도달되기 전에 재오염되기 쉽습니다. 물론 살균을 아예 안하는 것보다 나을 수는 있겠죠.

4. 펌프를 이용한 Overnight 수관소독
그래서 이 바이오필름을 제거하기 위해서 퇴근 전에 소독제를 수관에 넣고 아침에 출근해서 다시 빼주는, 일명 Overnight 수관소독을 하곤 합니다. 전용 소독제나 과산화수소 등을 이용하는데, 바이오필름을 완벽히 제거하기는 힘들어도 일부 또는 상당부분 제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문제는 소독제를 빼는 순간부터 남아있는 바이오필름이 세균을 다시 증식시켜 수십시간 내에 허용치를 초과해 버리는 점입니다. 
바이오필름은 수질관리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최종 목표는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바이오필름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물속의 세균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조절해주는 것입니다. 

5. 구관이 명관인가, 잔류염소의 귀환 
그렇다면, 물속에 살균성분을 계속 잔존시켜 세균수를 조절하면 되지 않을까. 그리하여 우리의 관심은 다시 염소로 돌아갑니다. 매우 고맙게도 염소는 그 성분이 다 소진될 때까지 계속 세균을 없애는 일을 해줍니다. 부작용도 매우 적어서 상수도 사업 등에 널리 쓰이죠. 염소는 물속에서 대부분 HOCL 형태로 존재합니다. 강산성 HOCL은 부식문제로 인해 실제 사용에 한계가 있고, 미산성 HOCL로 수관관리를 해주는 제품이 국내에 2~3 곳이 있습니다. 

6. 미산성 HOCL
HOCL이 좋다고 하니까 한 통씩 사서 Overnight 수관소독을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하지만 HOCL은 일회성 소독이 아니라 수관에 계속 흘려넣어주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HOCL은 바이오필름을 직접 없애는 성분이라기 보다는, 바이오필름에서 세균이 배출 되자마자 실시간으로 살균하는 겁니다. 즉, One Shot 방식이 아니라 전용 장비를 이용한 Continuous Releasing 방식이어야 합니다. 

7. 그냥 직수를 쓰면 되지 않을까
수돗물에 염소가 있으니까 그냥 직수를 쓰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 하시는 분도 많은데, 일단 염소의 양이 많이 부족합니다. Suck back이라고 해서 환자 입안의 세균이 다시 핸드피스를 통해 수관까지 흡입되곤 하는데, 아무리 anti suck back 기술이 발전해도 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합니다. 즉, 그 가느다란 수관 내에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세균과 HOCL 분자간의 끝없는 전투가 있습니다. 그 전쟁을 감당하기에 수돗물의 0.1ppm 내외의 염소농도는 많이 부족합니다. 

8. 물에 세균이 얼마나 있는 지 어떻게 알까 - 페트리필름
그럼 업체에서 해주는 대로 하면 세균이 없어지는 지 어떻게 확인할까.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수질검사를 그때마다 보내기도 번거롭고, 왔다갔다 하면서 세균이 증식할 수도 있겠죠. 그럼 어떻게 할까. 지마켓 등에서 ‘페트리필름 일반세균용’ 을 사서 직접 실험 해 보면 됩니다. 가정주부들도 쓸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제품입니다. 아래 사진은 미산성 HOCL 설치 전과 설치 3일 후의 세균검사 결과입니다. 가장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하이스피드 핸드피스 수관의 오염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9. Overnight 수관소독 Vs 미산성 HOCL
그럼 이 두가지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Overnight 수관소독은 1.매번 수관을 소독제로 채우고 그 다음날 빼내는 일이 번거롭지 않다면 2.그에 따른 스탭의 업무가중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3.오래된 수관의 weak point에 발생 가능한 천공 및 누수의 가능성을 감당할 수 있다면 4.다양한 효과와 가격의 소독제 중 적절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면 비교적 부담없이 진료실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미산성 HOCL 은 1. 비교적 고가의 초기 구입비용이 부담스럽지 않고 2. 앞의 4가지 문제를 피하고, 수관에 관해 신경을 덜 쓰고 싶으며 3. 향후 오랜 기술검증 기간 동안에 발생 가능한 시행착오를 감당할 마음의 준비가 된 원장님들에게 추천할 만 하겠습니다.  

10. 결론
우리는 개원의로서 진료/경영/세무/노무 등 여러가지 일을 맡고 있습니다. 감염관리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모든 힘을 이 분야에 다 쏟을 수는 없습니다. 몇가지 핵심 포인트를 알고 그것을 적용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 역시 우리가 스스로 져야 합니다. 업체에서 전달해주는 일방적인 정보는 단지 참고만 하고, 스스로 판단의 주체가 되어 움직이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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