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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재료 독점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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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재료 독점에 ‘울상’
  • 김정민 기자
  • 승인 2015.10.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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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는 학생 몫 … 국시 실기전형으로 부담 가중

치과대학의 실습재료 및 장비, 도구, 교육용 시스템 등이 일부 업체에 의한 독점공급이 심해지면서 일부 교육현장에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실습과정을 시작하는 본과생들이 연간 소비하는 인공치아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덴티폼의 경우에도 마네킹과 호환되는 제품이 몇 개 없어 사실상 학교와 업체 간의 독점공급과 마찬가지의 시스템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치과대학 학생은 “학교실습용 인공치아나 덴티폼 제작업체가 많지 않아 가격도 높고, 환불도 업체 규정상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마저도 업체 상황에 따라 변동되기도 해 학생의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부담이 매우 높다”고 한탄했다.

또한 “다른 소모품의 경우도 학생들이 샘플을 직접 비교해 볼 기회가 없고, 모든 재료 구입은 신용카드 사용은 불가하며, 무조건 계좌이체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교와 업체 간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계약이 계속되면서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고 있지 않다.

B치과대학 관계자는 “독점 계약을 통해 재료 및 기구를 공급해온 것은 사실이나 학교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특히 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환불규정이 인색해 학생들의 불만이 아주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치대에 실습재료를 공급해온 한 업체 관계자는 “개원가나 세미나용으로 보급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면서 “환불규정에 대해서는 규정사항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셀 수 있는 정도의 개수를 일일이 환불해주기 어려운 것은 맞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시 실기시험 시행을 앞두고 실습 재료업체 선정 및 공급체계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후 나타날 변화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B치과대학 관계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국시 실기시험에 따라 1~2년 사이에 현재 교육과정 및 실습체계를 바꿔나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맞춰 실기 규정 재료와 장비 공급 업체로 선정되는 곳이 어떠한 독점체계를 만들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2018년부터 도입되는 국가고시 실기과정은 통합된 기구 및 장비, 재료를 한 자리서 사용해야하는 시험 특성 상 특정업체에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예상된다.

C치과대학 교수는 “실기과정에 따라 어떤 제품이 공개 입찰로 선정되더라도, 가격이 높아도 학생들은 결국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제품이거나 활용도가 좋고, 실습 기자재가 학교 및 다양한 마네킹이나 기구와 호환성까지 높은 제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되어야 학생들의 불만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교육과는 상관없이 일부 업체가 수익성만을 따지고 약자인 학생들을 상대로 독점하려는 경향이 커져간다면 결국 피해는 학생의 몫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D치과대학 교수는 “가격할인이나 사은품 증정 같은 단기적인 혜택이 아니라 장기간 거래 대상인 학생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공급체계를 만들어야 학생들의 불만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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