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이 하악골과 주변에 퍼져 대학병원에서 여러 차례 수술하고 방사선 치료를 받았으나 완쾌되지 않던 50대 여성 환자에게 산삼생명단을 처방해드렸습니다. 환자는 1주일 만에 구강의 상처가 아물었고, 2주일 후 전반적으로 호전됐습니다”

암전문한의원이라고 칭하는 모 한의원이 이같은 내용으로 구강암 치료 사례를 홍보하고 있다.
최근 일부 한의원들이 한의학계에서도 근거가 없는 한방 치료법으로 구강암을 치료한다고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약 1000~2000명의 새로운 구강암 환자가 발생되며, 구강암으로 투병중인 환자만도 수만 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구강암이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88%에 이르고 있으며, 남성암 중 5번째, 여성암 중 7번째로 많이 발생되고 있는 악성종양이다.

구강암의 경우 겉으로 보이는 소견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구강암이 의심되는 부위에 조직검사를 해 구강암인지를 확인한다. 특히 구강암 치료 시 근본적으로 외과적 수술을 통해 암이 발생한 부위와 인접부위를 절제하거나 경우에 따라 암에 관한 화학요법제 투여 및 방사선 치료를 행해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구강암을 치료하는 한의원들의 치료법의 경우 모두 제각각이고,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A한의원의 경우 ‘두한족열’의 원리에 입각해 산삼과 면역강화, 종양을 파괴하는 약재로 이뤄진 천연물 항암처방제 ‘산삼유황생명단’을 처방해 구강암을 치료한다고 홍보한다.

또한 B한의원은 구조와 기능, 마음의 치료와 같은 3단계 치료법으로 암을 치료한다고 했다.

B한의원 측은 “구조는 척추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척추를 바로 잡아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기능은 한방효소요법으로 몸의 독소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마음의 문제가 몸의 질병으로 나타난 것으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 근본적인 병을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예 암 검진을 피하라고 주장하는 한의원도 있으며, 한의원을 방문한 암환자 중 82%가 생명연장의 효과를 경험했다며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2개월 간 조사된 34명이 현재 1년 동안 생존하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근거자료로 내세우는 한의원도 있다. 

검증도 안 된 항암치료에 환자들이 내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산삼이나 한방효소 등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암환자 생존을 증가시킨 객관적인 데이터도 없는 상태에서 5~6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선불로 낸다. 

한 개원의는 “구강암을 치료하는 한의원 대부분이 허위 과장 광고 일색”이라며 암 전문 교수진이 포진하고 있다고 하고, 해당 치료를 받고 환자가 완쾌되었다고 장담하기도 해 “근거 없는 한의학적 치료로 인해 환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근거 없는 치료로 치과 영역을 침범해 논란이 돼 왔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던 한의원들이 이제는 구강암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해 환자들을 울리고 있어 정부와 보건당국의 단속이 절실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