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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보험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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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보험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 정동훈기자
  • 승인 2015.07.09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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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가 민간치아보험 컨설팅 나서 … 민간보험 이용한 치료 유도 ‘물의’


“김○○ 고객님은 오래전 때운 치아가 염려돼 치아보험에 미리 가입하셨습니다. 치아보험 가입 후 어금니 통증이 와서 A치과에 내원해 임플란트 1개를 시술하셨습니다. ○○○생명은 임플란트 이외 충치치료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아보험 유지를 추천해드렸습니다”

최근 이처럼 민간보험사가 아니라 일부 치과에서 민간보험 보장범위에 맞춰 환자를 치료하고, 다른 환자에게 민간치아보험을 권유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들 치과는 민간치아보험에 가입한 환자를 대상으로 치과치료비용의 고민을 해소할 치아보험 활용법을 알려주겠다며 환자를 유인하고 있어 파장이 크다.  

민간치과보험은 지난 2008년부터 판매 됐다. 그러나 손해율 악화에 따라 지난 2012년을 고점으로 2013년부터 치아보험시장이 꺾였다. 이후 보험사들은 저축보험이나 종신보험 등 장기상품을 권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치과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일부 치과들이 치아보험 컨설팅이라는 명목으로 민간치아보험을 이용해 환자를 유치하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의 A치과는 환자가 가입한 치아보험 상품을 분석해 ‘올바른 치료’와 ‘든든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치아보험 전문컨설턴트가 나서 직접 상담해 준다며 홈페이지에 광고하고 있다.

특히 △치아보험 증권분석 △보장혜택 파악 △치료계획 △치료진행 보증서 발급 △치아보험금 청구까지 직접 해주고, 치과 데스크 및 상담실장에게 ‘치아보험 컨설팅’에 대해 문의하면 친절히 안내해 주겠다고 설명한다.

민간치과보험 초창기 보험회사들이 협력치과들을 유치해 고객들을 협력치과에 보내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치과들이 딱히 어느 특정 민간보험사의 협력병원이 아닌 여러 민간보험사의 협력병원이 되는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치과들은 ‘치아보험 전문병원’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해당치과들의 주장은 치아민간보험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 치아민간보험에 든 환자에게 보장 범위에 맞도록 치료를 해줄 수 있어 오히려 국민구강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보험은 여전히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 한 보험사의 치아보험상품의 경우 임플란트 개당 보장 금액이 100만원이다. 치아보험상품이 확산되면 진료수가를 치과의사가 결정하지 않고 민간보험회사에서 결정하는 구조로 변질될 수 있는데다 현행 치과진료 수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보험회사에 입김에 의료가 종속될 수 있고, 치아보험 대부분이 일회성 보장이기 때문에 국민 의료비 지출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는 유효하다.

의료법에도 저촉된다. 해당 치과들은 대부분 보험설계사로부터 환자를 소개를 받는다. 보험설계사가 운영하고 있는 치아보험 카페에는 추천 치과를 모집해 까페 회원들에게 해당 치과를 홍보하고, 이벤트 내용을 발송한다고 했다. 심지어 이 까페 운영자는 치아보험 환자를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치과들을 상대로 치아보험 교육까지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조영탁 법제이사는 “민간보험사와 보험가입자간의 계약으로 인한 상품을 의료공급자인 치과의사가 컨설팅을 한다는 것은 의료인 스스로 공적의료체계를 부인하는 위험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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