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미소가 있는 시와 그림] 카탈루냐로 갔다

카탈루냐로 갔다

2022-12-22     송선헌 원장

카탈루냐로 갔다


신이 계신 그곳으로 가고 싶은 지금이다.

자주 하지도 않는 기도를
순수한 장난감 같은 
성가족 성당에서는 꼭 하고 싶었다.

먼저 빛이 쏟아져 내 눈을 놀래켰다.
이어 마른 성수반에서 성수를 찍고 마음을 정화시켰다.
포장된 나를 확 벗겼다.
죄 사함과 마귀와 악을 물리쳤다. 

아그라의 힌두교, 자그레브의 정교회, 메카의 이슬람에서도 물을 뿌렸다.
모두 심신이 깨끗해졌다고 믿을 것이다. 

나도 여행객에서 돌아와 보니
온데간데없는 바람들뿐이고
비건에 독신이었던 가우디의 자연산 대왕조개 성수반만 남았으니
잠시의 꿈이었던가?

언제쯤이면 이 추한 껍데기를 벗을지...
정화조인 우리 집 화장실이 더 정화가 잘 될 거 같다. 
이걸 믿기로 했다.

그래 살다보면 
기도가 간절할 때도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