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학술대회 보편화 … 깊어지는 고민

참석자 편의 높였지만 시스템 구축 등 학회 부담은 가중  갈수록 저렴해지는 등록비에 소규모 학회 한숨 

2021-02-03     구교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하면서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이러한 흐름은 치과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대표적으로 기존 오프라인 학술대회를 벗어난 온라인 학술대회의 등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지난해 상반기 각 분과학회는 학술대회, 심포지엄 등 각종 학술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미루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는 등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하반기부터 대부분 학회가 학술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며 뉴노멀 시대를 맞이했다.

비슷한 시기 보수교육점수 이수 문제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한시적으로 온라인 보수교육을 기존 2점에서 4점으로 인정하면서 온라인 학술행사는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온라인 학술행사의 장점은 분명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집이나 진료실에서 강연을 청강할 수 있다는 점은 참석자에게 좋은 점수를 샀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참석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학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A 학회 관계자는 “기존에는 학술대회가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지방에서는 참석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학술대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 지방 계신 분들의 참석률은 물론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실시간 양방향 소통, 다시보기 등 교육효과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이처럼 온라인 학술행사가 참석자에게는 많은 이점을 주고 있으나 실상 학회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업체 후원이 대폭 줄었다. B 학회 관계자는 “학술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면서 이전보다 업체 후원이 줄어 운영이 힘들어졌다”고 호소했다.

실제 오프라인 행사 때는 업체가 참석자에게 적극적인 판촉행위를 할 수 있었으나 온라인에서는 단순히 로고나 제품 정보를 삽입하는 정도에 그쳐 후원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B 학회 관계자는 또 “온라인 개최로 장소 대관료 절약되더라도 연자 섭외비 등 고정비는 변함이 없다. 특히 강연 녹화 등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이 투자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학회가 영리단체는 아니지만 학술 교류를 위한 활동이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고민일 수밖에 없다. 특히 비교적 규모가 큰 학회의 경우 등록비를 낮춰 참석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반면 소규모 학회의 경우 그럴 여력이 없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C 학회 관계자는 “유명 연자를 섭외하거나 좋은 강연을 마련하다 보면 비용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등록비가 점점 저렴해지고 있는 상황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호텔이나 컨벤션센터 등 대규모 장소를 대여해 진행했던 만큼 수용 인원에 제한이 있어 등록 인원이 학회 간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학술대회가 온라인으로 열리면서 격차가 크게 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부 학회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어두운 관측만 나온다.

A 학회 관계자는 “학술대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어도 오프라인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장소를 대관해야 하는데, 만약 개최하지 못 할 경우 취소에 따른 위약금 등 손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