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우리 절교야?

2020-08-26     구교윤 기자

불가근불가원(不可遠不可近)이라는 말이 있다. 가까이하지 말고 멀리도 하지 말라는 의미로 이상적인 대인관계를 일컬을 때 쓰인다. 이 원칙은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기자에게 인맥은 자산이다. 어떤 기사도 취재원 없이는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취재원과 언제나 우호적일 수는 없다. 좋은 일로 만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

이때 친분이 있는 사이라면 불리한 기사는 쓰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오가는데 만약 이 합의를 깰 경우 “당신이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우리 절교야!”라는 말을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기자도 사람인지라 님도 좋고 나도 좋은 게 좋다. 그런데 세상만사 좋게만 보는 기자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그래서 불가근불가원이 필요하다. 가까이 하되 멀리할 줄도 알고 멀리하되 가까이 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