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는 임플란트 부작용과 전쟁 중

식립 붐 시대 지나 이제 컴플리케이션으로 … 저렴한 비용 내세운 무분별한 수술이 ‘불난 집 부채질’

2018-11-15     구명희 기자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등으로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개원의는 “우스갯소리로 임플란트 부작용 리퍼 환자만 봐도 치과가 유지된다고 할 정도로 임플란트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치과 임플란트 시술 관련 피해구제 건수가 전체 치과 피해구제 접수 건의 약 27%로, 높은 분포를 차지했다. 분쟁유형 대부분은 부작용.

일부 개원가에서 임플란트 부작용으로 리퍼를 받는 환자는 임플란트주위염과 같은 합병증부터 시작해 상악동 거상술 등 대부분 수술과 관련된 치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개원의는 “임플란트 치료비용이 낮아지면서 치료의 퀄리티와 재료의 질도 같이 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숙련된 임상가가 임플란트를 했는데, 지금은 임플란트를 다루지 못하는 치과의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수술이 보편화됐다”며 “무분별한 임플란트 식립이 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모 교수도 “컴플리케이션 임플란트로 수익을 올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원가는 임플란트 부작용과 전쟁 중”이라며 “지금 당장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는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가뜩이나 임플란트 합병증 등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최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며 환자를 유인하는 무질서한 행태가 이 같은 임플란트 부작용을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

경기도에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다른 치과에서 수술한 임플란트가 불편하다고 내원한 환자들에게 가끔 물어보면 ‘이런 가격에 임플란트 수술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매해 특정시기가 되면 일부 치과 병·의원을 조사해 치과 시술비용이 지역에 따라 6배 차이가 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다. 환자의 수술 케이스, 사용한 재료 등을 비롯해 인건비, 임대료 등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비교 분석이지만, 이로 인해 국민들은 치과는 비싼 진료비로 환자를 우롱한다고 질타를 받는다.

이재윤(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의료법에서 의료인은 환자에게 수준 높은 진료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하는데, 값싼 진료비를 받고 수준 높은 진료가 불가능하다”며 “결국 국민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없어 임플란트 수술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산 임플란트 공급으로 과거에 비해 가격이 하락했지만 임플란트 재료비와 원가를 혼돈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라며 “재료비를 낮추기 위해 공동구매로 지금보다 몇 만 원 낮춘다고 해서 임플란트 값이 떨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개원 20년차인 한 원장은 “임플란트 저가 공세는 당장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리콜 환자를 감당할 수 없어 동료 치과의사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임플란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환자 리콜이 가장 중요하다. 임플란트 시술 후 첫 해는 3개월마다 환자 리콜을, 이후 케이스와 수술 난이도에 따라 리콜 주기를 결정해 불편한 부분을 해결해준다면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무분별한 저가 공세 금지와 환자 리콜만 잘 된다면 임플란트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