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타고 동료 치과의사 험담 퍼진다

“나라면 그렇게 안 한다”식 콘텐츠로 환자 혼란 가중 … 근거없는 임상지견 유포도

2018-09-20     구명희 기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반인들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위상을 얻으며, 인플루언서 혹은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이들 수익의 대부분은 광고나 협찬. 그렇게 때문에 트렌디한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으로 자신을 알리며 구독자 수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치과분야에 대한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반인들에게 다소 혼란스럽고 자극적인 게시물로 자신만의 진료 철학을 강조하며, 동료 치과의사들을 비난하는 콘텐츠들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한 영상에서 A채널은 다른 동료 치과의사의 임상 케이스를 두고 “환자들은 ‘명문대 졸업, 수련하고 전문의 타이틀을 가진 분이 치료하면 당연히 옳겠구나’고 생각할 것”이라며 “해당 영상을 문제제기하면 신경이 죽은 흔적이 없다. 적절한 행위를 했는지 과잉진료인지 의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언급한 원장이 신경치료를 했다면 “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나 같으면 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치과의사는 “학회 등의 공식적인 세미나 자리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영상 사이트에서 동료의 진료에 대해 자신의 진료 철학만으로 ‘너는 틀리고 나는 맞다’라는 식의 코멘트를 한다는 게 놀랍다”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채널을 운영하는 B원장은 GBR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치과의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뼈 이식을 해도 효과가 없다”면서 “GBR은 임플란트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어 절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자신만의 주장을 펼쳤다.

한 개원의는 “정상적인 구조와 기능을 이식 직후나 6개월 시점에서는 하지 못하지만 몇 년에 걸쳐서 진짜 뼈와 대치되므로 필요한 경우 골이식을 해야 한다”며 “뼈 이식 없이 대충 임플란트 수술을 한 후 몇 년 뒤 큰돈을 들여 재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개개인의 진료 철학은 다르지만, 일반 시청자들에게 임상의학을 근거 없이 함부로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자극적인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리면 환자들이 현혹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유튜브는 운영 구조 특징에 따라 이용자가 한 번 영상을 클릭해 시청하면 관련 영상이 맞춤형으로 노출된다. 때문에 해당 의료진들의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영상을 본 시청자는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치과에 방문해 ‘유튜브에서는 ~ 진료하던데’, ‘~ 하지 말라던데’라는 환자도 최근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모 개원의는 “만약 근거가 있는 임상이라면 논문을 통해 자신의 치료 방법과 결과, 예후를 게재하면 되는데 굳이 SNS를 이용하려는 의도가 궁금하다”며 “이러한 혼란을 주는 영상은 오히려 채널을 운영하는 의료진은 물론 여느치과의사들의 신뢰를 무너뜨려 국민의 불신만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광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치료는 근거가 필요하다. ‘아니면 말고’ 식의 지식 전달은 환자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일본에서는 인종차별 등 허위사실 유포로 채널 폐쇄조치가 내려진 사례가 있다. 환자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치협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요소들에서 발생하는 것들을 알려주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소통의 장이다. 원칙과 최소한의 근거 없이 확산하는 지식이야말로 치과계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