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으로 더욱 간절하게 건강보험진료에 관심 가져야 할 이유는 의료인으로서의 기본자세다. 임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급여진료 영역인 보철물을 통한 저작기능의 회복이지만 그 보철물이 오랫동안 뒤탈 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근관치료, 치주치료 등의 기본진료-보험진료다.
즉, 기본진료-보험진료를 제대로 선행해야만 뒤따르는 비급여영역의 보철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치료 결과의 영속성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정상적인 진단과 치료계획에 따라 성실하게 진료를 하고 있다면 당연히 보험진료가 일정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보험진료비중이 극히 적다는 것은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주치료 등의 기본진료는 외면한 채 수가가 좋은 비급여 진료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때 치과의사를 상대로 하는 대부분의 세미나 주제가 ‘치과경영-수익의 극대화’였다. 어떻게 하면 비급여진료에 대한 치료동의를 잘 얻어 한 구강 당 진료비를 최대로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심지어 불법위임진료체계까지 자랑스럽게 떠들어가며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상업적인 치과경영에 매달려 왔다.
그 결과 치과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는 점점 떨어져왔고 국민들의 치과의사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은 쪽으로 변해왔다. 국민들의 눈에는 아픈 치아를 치료해주는 고마운 치과선생님이 아닌 어떻게든 환자들의 지갑을 털어보려는 ‘치과의사 OOO’이 되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아이들이 부모가 치과의사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시절이 올지도 모르겠다.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환자에게 꼭 필요한 기본진료-보험진료에 충실해야겠다.
동네치과의원 몇 십 개의 비급여진료를 싹쓸이 해가는 ‘욕심쟁이 치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며 기존수가를 고수하고 있는 동네치과의원들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나 또한 그런 상황에 처할 뻔 했다가 비급여 영역의 수가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보험진료 특히 치주치료를 열심히 해 지금의 ‘바쁜 치과’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경험으로 정리된 ‘치과건강보험이야기’를 다음 편에 전하도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