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 연세대학교치과대학 구강병리학교실 김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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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우먼] 연세대학교치과대학 구강병리학교실 김진 교수
  • 남재선 기자
  • 승인 2014.01.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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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단과 관심이 구강암 환자생명 살리는 데 일조”

“현미경으로 연구하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1975년 의과대학에서 병리학을 처음 접하고 현미경과 사랑에 빠졌다는 김진(연세치대 구강병리학교실, 연세치대 구강종양연구소장) 교수.

이유를 물어보니 “겨울방학 때 마지막 시험을 보는데 섭섭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더 이상 현미경으로 연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그래서 졸업할 때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바로 병리학을 선택했어요. 너무 재밌었던 기억 때문에 다른 분야는 생각하지 않았죠”.

구강암 진단 룰 만드는 것이 목표
“실제로 암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오랜 기간에 걸쳐 차츰차츰 축적되다가 생겨요. 다행히도 구강암은 중간단계를 알 수 있는 병소가 있지만, 그 이후 암으로 전이될지, 안 될지에 대한 룰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어요. 이를 밝혀내는 게 목표입니다”

김 교수는 1985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교수로 부임한 이후 구강암 중간 단계를 앓고 있는 환자를 만난 것이 현재 구강종양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었던 계기라고 전했다.

그는 “당시 만났던 환자가 진단하고 몇 년 후 병이 전이돼 구강암으로 사망했어요. 일반적으로 치과는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것으로 인식했는데, 경험해보니 매우 밀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라며 “중간단계에서 진단만 잘해도 암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껴 구강암 연구를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을 결심하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아시아태평양 암 예방 허브 되자
최근 연세대학교치과대학 구강종양연구소는 구강암 발생률 1위인 스리랑카의 암연구센터 지원 확대를 위한 공동 연구 기념식을 개최해 주목 받았다.

김 교수는 “경쟁력을 가지고 더욱 뻗어나가려면 임상 샘플이 많아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암 분야에 연구비를 투자하는 편이지만, 구강암 환자가 비교적 적어 연구비를 받는 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요”라며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는데, 이후 2005년에 중점연구소로 선정됐고, 10명이 넘는 박사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연구소 다운 연구를 하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아울러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암 예방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구강암 환자가 가장 많은 스리랑카와 2010년 MOU를 체결하고, 열심히 연구한 성과를 인정받아 연구비도 지원받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들을 위한 구강암치료기술 발전에 앞장 서기까지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그는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배양된 세포보다 실제 환자 조직으로 해야 하는데, 환자가 임상연구에 동의를 잘 하지 않는 편”이라며 “때문에 구강암에 대한 샘플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연구하는데 있어 어려웠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에서는 환자윤리가 더 강화돼 환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심플한 연구도 법적으로 승인받기가 까다로워 연구에 방해가 되는 요지가 있어요”라며 “임상시험위원회에 승인을 받아야하는데 늦게 승인되면 연구 일정 등에도 지장이 생기고, 과거에 했던 조직으로는 환자 동의를 받을 수 없는데 그것까지도 승인을 받아야 해요. 이에 따라 연구샘플도 쓸모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예방’ 검진 개원가 관심 더 커져야
일반적으로 구강암 예방 목적의 1차 검진은 개원가에서, 치료 목적의 2차 검진은 치과대학병원에서 진행한다. 특히 국가적으로도 구강건강 관리 예산의 효율성을 위해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하는 가운데 1차 검진을 담당하는 개원가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보통 환자가 내원하는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어요. 하지만 없다는 것 자체의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이라며 “따라서 백반증이나 색깔이 변하는 증상 등 환자가 컴플레인 하지 않는 부분까지 관심을 갖고 진단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원가에서는 구강암에 대한 실질적인 수익 모델이 없어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

그는 “미국과 독일에서는 구강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있을 때 살짝 긁어서 보내기만 해도 500불을 청구합니다. 상피를 보내기만 해도 청구할 수 있어 개원가에서 예방 검진만으로도 수익이 발생해 구강암을 조기에 찾을 수 있는 이점이 있어요”라며 “다만 국내에는 소프트웨어가 도입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연구소에서 시도는 했으나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연구를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이 있습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정확한 진단이 환자에게 최고의 선물
“구강병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치과의사들이 구강암을 조기에 진단해 환자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진단했으면 좋겠어요. 이미 암 환자가 되면 살리기 어려운데 치과의사가 관심을 갖고 미리 진단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구강병리학 분야의 치과의사로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올바른 치료’를 행하는 것이 최선이자 최고라고 했다.

그는 “내년까지 구강암 중간단계에서 환자 케이스에 따라 구강암으로의 전이 가능성에 대한 룰을 만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며 “2년마다 시행되는 연구소 평가에서 구강종양연구소가 ‘Super A’평가를 받았어요. 지금 함께하고 있는 박사들과 지속적으로 암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해 현재 연구소의 스케일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제 꿈입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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