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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수가 협상 “결과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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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수가 협상 “결과에 불만”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3.06.0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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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건보공단과 협상 시한 1분 남기고 ‘사인’

▲ 보험자와 의료공급자의 2014년도 수가 협상결과가 4일 건정심에서 보고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가 5월 31일 수가협상 마감시한 1분을 남겨두고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는 등 보험자단체와 7개 공급자 단체의 수가협상이 마무리됐다.

이번 협상에서 의원은 가장 높은 3%의 인상을 획득했으며, 치과 2.7%, 병원 1.9%, 약국 2.8%, 한방 2.6% 인상에 각각 합의해 2014년도 최종 평균 수가인상률은 전년도 수준인 2.36%로 결정됐다.

특히 이번 합의는 수가협상방식이 유형별로 전환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전 유형이 보험자와의 자발적 협상을 통해 결정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경영난 호소하며 인상 주장
예년의 수가 협상은 10월에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수가협상 시기와 정부예산 편성시기를 연계함으로써 정확한 국고지원 규모를 산정하기 위해 5월말로 앞당겨 진행됐다.

이에 따라 5월 20~21일 양일간 진행된 1차 협상에선 공단 협상 팀이 각 단체의 의견을 먼저 들었고, 23~24일 2차 협상에서는 공단이 보험자의 입장을 각 단체에 설명했다.

의원급을 대표해 협상을 진행한 의협은 21일 공단과의 첫 만남에서 일차의료기관들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보건의료 체계상 첫 번째 보루가 무너진다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됨은 물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의협은 또 이번 수가협상과 토요오후가산 등 1차 의료 활성화 방안을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주장했다. 토요가산제를 들어 수가인상률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협상단 스스로도 토요가산을 이유로 수가를 덜 받는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던 것.

병협도 병원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했다.
병협은 공단과의 협상에 앞서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병원 8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지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병협은 “상급종합병원 19곳과 종합병원 54곳, 병원 7곳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지현황 조사 결과, 의료이용 증가율의 둔화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심각한 수지불균형이 확인됐다”면서 병원급 수가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약사회도 약국의 경우 추가 인건비, 유지비 등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 현실적인 수가인상을 요구했다.

막판 자정까지 릴레이 협상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5월 31일 정오부터 자정까지 릴레이 협상을 벌였다.

이날 협상 중반까지는 공단과 공급자단체 간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으나, 마감시한인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분위기가 점차 전환됐다. 처음에 1시간 간격으로 이뤄지던 단체별 협상이 밤 10시 이후에는 30분, 20분 단위로 좁히며 이견을 풀어갔다.

협상을 진행하던 의협 관계자는 31일 밤 8시 경까지도 “공단 측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인상률을 고집하고 있어 협상이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혀 또다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기도 했다.

2014년 수가협상 마감시한은 31일 자정으로, 양측이 이 시간까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내년 의원급 수가결정은 건정심에서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단과 의협은 이날 오후 5시와 오후 7시 반에 이어 오후 10시, 오후 11시, 오후 11시 50분 등 5차례나 만나며 의견을 좁혀갔고, 수가협상 마감시한 1분여 앞둔 11시 59분 극적으로 협상에 합의했다.

한문덕 공단 급여상임이사는 “2008년 유형별 계약제 도입 이후 최초로 모든 의약단체와 협상을 타결했다”면서 “이번 협상 결과가 적정부담과 적정급여를 전제로 하는 차세대 건강보험 체계 구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대조건 없이 협상 타결
이번 협상은 모든 협상 대상 유형이 공단과의 수가협상에 성공하는 등 2008년 유형별 협상 전환 이후 여러 면에서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의협과 병협의 경우 유형별 협상 첫해인 2008년에는 모두 공단과의 수가협상에 성공하지 못해 건정심에서 수가를 결정했고, 다음해인 2009년에는 병협만 협상타결에 성공했었다.

2010년에는 다시 의협과 병협이 나란히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2011년과 2013년에는 의협이, 2012년에는 병협이 협상 체결에 실패했다.

전 유형에 걸쳐 단 하나의 부대결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최근 몇 년간 찾아보기 힘들었던 특징이다.

이번 합의 이후 건보공단은 3일 재정운영위원회를 열어 2014년도 요양급여비용 유형별 수가계약 결과를 심의·의결했으며, 4일 복지부에서 열린 건정심에 내용을 보고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내년도 요양기관 전체 평균 수가 인상률은 2.36%, 추가로 투입되는 총 재정은 6898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의협이 이번 수가협상에서 확보한 추가 재정은 2500억원 수준으로, 전체 파이의 1/3이 넘는다. 여기에 6월로 예정된 토요 전일가산 논의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진다면 1200억원의 재정이 의원에 추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돼 협상결과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수가인상률을 반영한 내년도 의원 초진료는 올해보다 390원 가량 오른 1만3580원, 재진료는 270원 오른 9700원 수준이다.

이밖에 각 단체별 추가 투입재정은 약국 660억원, 치과 320억원, 한방 700억원 수준이다.

의협 선방에도 여론 좋지 않아
의협이 2014년도 수가협상에서 유형별 계약 이후 최대 인상률인 3.0%를 얻었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대한의원협회는 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3.0% 인상률은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이번 수가인상률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비판했다.

의원협은 “건정심 구조개편 등 수가결정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주장하면서 건정심 탈퇴 및 휴진투쟁까지 감행했던 의협이 3.0%의 인상률에 협상을 타결한 게 과연 민의를 제대로 수렴한 결과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유형 중 가장 높은 3% 대의 인상률이라는 실리와 수가결정구조개편이라는 명분 사이에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나 수가결정구조개편이라는 대의명분을 대신할 수 있는 커다란 실리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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