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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직원? 난 안 할래! 알바 증가하는 개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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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직원? 난 안 할래! 알바 증가하는 개원가
  • 이기훈 기자
  • 승인 2023.02.02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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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활동하는 치과위생사 늘어
근로환경 개선 등 정책적 모색 뒤따라야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 9160원에서 460원 오른 9620원으로 작년 대비 5% 인상됐다. 일급으로 환산하면 일일 8시간 기준 7만 6960원, 월급여액은 1주 근로 40시간 근무 시 유급 주휴를 포함해 월 209시간 기준 201만 580원이다.

2022년 대비 9만 6140원이 오른 셈인데 이는 업종별 구분 없이 전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의료기관 역시 최저임금 수준을 준수해야 한다. 우리 치과에 1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라면 매달 약 100만 원의 인건비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결과다.

물론 치과의 순이익이 많다면 원장의 근심은 덜하겠지만 인건비 부문만 놓고 보면 이마저도 개원가에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서울에서 개원 중인 A원장은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처럼 최저임금이 해마다 상승하는 반면 매출은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어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 개원가는 이미 인력난에 ‘직원 모시기’를 하고 있지 않나? 그만큼 인건비 부문은 개원의로선 부담이다”고 털어놨다.

인건비와 구인난에 따른 개원가의 궁여지책은 고용형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사용자와 종사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일 수 있지만, 현장에선 정직원+프리랜서(아르바이트) 형태의 인력 운용을 통해 업무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에서 정직원으로 활동하는 B치과위생사는 “치과위생사 커뮤니티 구인구직란에 치과 장단기 알바 게시물이 올라온 건 오래된 일이다. A치과와 B치과를 오가며 두 곳에서 근무하는 정직원 형태의 치과위생사가 있고, 단순 아르바이트로 필요한 시간대에 근무하는 형태의 치과위생사가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최저시급 1만 5000원에서 많게는 2만 원 대의 시급을 받고 치과에서 활동한다”며 “그렇지만 이들에게 소속감이나 업무에 대한 책임감 등을 요구하기란 어렵다. 주요 업무처리는 직원이 해야 한다. 이들은 주로 야간진료 시간대와 휴일에 근무하는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현상에 관해 B치과위생사는 “치과위생사 입장에선 경력단절에 따른 근로 형태의 한 단면이고 또, 프리랜서 활동이 개인 시간 활용 면에서 자유롭기 때문으로 본다. 이미 개원가에선 보편화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치과를 운영하는 원장의 입장은 어떨까?

A치과의사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평균 시급에 약 두 배를 주고라도 프리랜서를 구하는 건 직원들이 업무 공백을 채워달란 요구를 하기 때문이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빈자리를 채울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방식이 장기적으로 본다면 치과 입장에선 좋진 않다. 여러모로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동네치과 입장에선 최저임금 상승 외에도 각종 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삼중고, 사중고를 겪고 있다. 이뿐인가? 갈수록 치과 간 경쟁이 심화되고 대자본을 무기로 한 저수가 치과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쩌면 1인 치과가 대중화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낄 때가 있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치과 컨설팅 전문기업의 모 임원은 “현재로선 전문인력의 근무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본다. 시대적 상황과 개원가의 현실에서 오는 괴리를 어떻게 좁혀 나갈지, 정책적 측면에서 심도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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