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한 원장의 잇몸이야기] 사랑니 빼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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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한 원장의 잇몸이야기] 사랑니 빼는 시기?
  • 배승한 원장
  • 승인 2023.01.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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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여년 전 치과대학 1학년 시절, 한 선배가 술자리에 부르더니 이렇게 물었다. “사랑니 가지고 있니? 한 번 검진 받으러 와”

당시 대학 1학년인 나는 본과 4학년 선배가 어찌나 무섭던지, 별 말 없이 그 선배 손에 이끌려 치과 엑스레이를 촬영하러 뚜벅뚜벅 걸어갔다.

이후 파노라마 엑스레이 촬영 후 사랑니 4개를 발견하시고는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사랑니 잘 빼줄 테니 걱정 말고 약속잡자”

그 선배는 6년 차 나는 선배인데다가 나이도 많으셨다. 그렇기에 큰 걱정 없이 따라갔다. 누워서 긴장되는 마음으로 두 손을 꽉 쥐고 있었다.

마취부터 아팠다. 어찌나 아팠던지 아직도 그때 그 마취순간은 생생히 기억이 날 정도다. 이후 사랑니 발치를 시작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웽’하는 소리와 함께 약 1시간 동안 입을 벌리고 있었다. 벌린 입술 옆이 찢어지고 통증이 시작됐다. 정작 사랑니 발치하는 부분은 아프지 않았지만, 입술 쪽이 너무 당겨서 강한 통증이 계속 전달됐다.

누운 지 1시간 정도 지나자 레지던트 선생님이 와서 3분 만에 사랑니를 제거해주셨다. 당시 레지던트 선생님이 오실 때 어찌나 안도감이 들던지.

발치가 끝나고 얼굴을 보니 얼굴이 퉁퉁 부었다. 집에 가서 쉬려했는데 선배가 술자리로 불러 가게되었다. 선배는 얼굴을 보더니 “술은 마시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고는 약 3일간 앓아누웠던 기억이 난다. 입에선 피가 질질 새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벌써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 사랑니 발치를 대단히 많이 하는 치과의사가 됐다. 하루 평균 2~3명씩 사랑니 발치를 하는 편이다. 소문이 났는지 사랑니발치만 하러 오는 환자분들도 있다.

쌓여진 시간이 많은 만큼, 시술 시간도 많이 줄었다. 이제는 10분을 채 넘기지 않는 진료가 됐다. 다만, 처음에는 필자도 꽤 오래 걸렸던 기억이 난다.
더불어 오래전 선배 손에 이끌려 사랑니를 발치했을 때 들었던 의문도 해소됐다. 그것은 ‘사랑니 빼는 시기 도대체 언제가 좋은가’이다.

이를 환자분들도 많이 궁금해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진료에서도 마주했다. 사랑니 8개를 제거한 환자분이 “반대쪽도 꼭 뽑아야 합니까?”라고 묻는다. 
항상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드리지만 환자분들께 말로는 한계가 있기에, 이렇게 글로 적어본다.

필자는 크게 다음 2가지 중 한 가지 경우에 해당하면 발치하는 편이 좋다고 본다.
첫째는 사랑니가 난 부위에서 냄새가 나고 가끔 붓는 경우다. 이 증상은 음식물이 끼고 염증이 생겼다는 걸 의미한다. 해당 부위의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는 신호이기에 발치하는 편이 좋다.
두 번째는 사랑니가 잇몸 밖으로 조금이라도 나와 있는 경우다. 이러한 경우는 해당 부위 주위로 관리가 잘 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단언할 순 없지만, 100명 중 99명은 무조건 문제가 생기곤 한다. 그만큼 사랑니 주위는 관리가 힘들다.

위 2가지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사랑니 빼는 시기가 언제인지 치과에 방문해 문의하셔도 좋다.

필자는 사랑니 발치를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만약 관리를 잘할 자신이 있다면 사랑니 발치를 하지 않아도 좋다는 입장이다. 다만, 10명 중 9명은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에, 만약 불편감을 느낀 적이 있다면 과감하게 발치하시길 권유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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