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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아시시(Assisi), 배티와 연풍(延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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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아시시(Assisi), 배티와 연풍(延豊)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2.11.1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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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굳건한 믿음, 2022-01, 송선헌

아시시(Assisi), 배티와 연풍(延豊)

믿음을 구경하러 필그림, 순례자들의 성지인 아시시로 갔더니 언덕 위에 있었다.

성당 지하에서 돌 속의 성 프란시스코(Saint Francis)의 유골을 만났다.
향수(鄕愁) 시인 정지용의 세례명과 샌프란시스코도 프란시스코에서 유래했다.

프랑스에 매료된 아버지가 프랑스인이라는 프란시스코라 이름을 지어주었다.

부잣집 아들은 병을 앓고는 이상한 환상과 목소리를 듣고, 동굴에서 묵상했다.

가산을 팔아 성당을 수리, 아버지는 아들의 상속권을 빼앗으려 재판, 옷까지 벗고 하늘의 아버지 한 분만을 모신다고 선언, 빈털터리로 포교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받은 다섯 상처(五傷)를 동일하게 받은 성흔(Stigmata)이 나타났고, 이후 눈이 멀었고 심한 병까지 얻고 시편 141편을 읊은 뒤 선종했다.

새들에게 설교하던 가난한 이들의 친구는 성욕을 장미 가시덤불에서 식혔다.

그의 사후에 피어난 아시시의 장미들에서는 가시가 없었다.
다음에는 프란시스코 수도회에서 참회하고 싶다.
 

성자의 옷은 바로 내 엄마의 누더기 내복이었다. 
성흔(聖痕)은 터져서 피가 나던 내 어머니의 손마디들이었다.

새벽 아침 장독대 위의 정화수는 내 어머님의 소박한 성물(聖物)이었다.
삼위일체(Trinity)는 모르셨겠지만, 몸과 마음은 자식만을 위한 내 어머님의 기도였다.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 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하셨던 그분에게서 난 내 어머님을 보았다.
 

생거진천(生居鎭川), 돌배나무가 많은 배나무 고개인 이치(梨峙)의 배티성지로 갔다. 

지하도시 데린쿠유 같은 비밀스런 삼박골 비밀 통로도 믿음의 길이었다.

배티는 병인박해(1866)와 무진박해(1868) 때에 50여 명의 순교, 이름도 모르는 ‘무명의 숨은 꽃’들의 무덤, 카타콤(Catacomb)이 애절하기만 하다. 

또 괴산, 프랑스 혁명 때 사용했던 단두대인 길로틴(Guillotine)같은 교수대가 있었다. 

소가 끌면 머리가 돌에 부딪혀 죽였던 연풍성지 돌형구의 붉은 피색깔이 섬뜩했다. 

오륜대, 수원복수동, 공주 황새바우성지에서 만나는 형구(刑具), 구멍 뚫린 돌들!

목숨과 바꾼 믿음의 씨앗들이다.
 

성지순례, 해미나 솔뫼를 가야만 회심(Repent)하는 나다.
시간도 60km로 가는 나이니 심장도 머리도 가볍게,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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