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자료제출 거부, 치과계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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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자료제출 거부, 치과계 갈등 심화?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2.09.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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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지부 “집행부 임원 자료제출 거부” 결의
치협은? 오는 27일 정기이사회서 논의 예상

현행 ‘비급여 정책’을 겨냥한 치과계의 항명성 행보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수 있을까.

비급여 정책 대응, 목표는 ‘동일’ 방향성 ‘상이’
현재 치과계 중심부에서는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와 일부 지부 등이 정부의 ‘비급여 공개 및 의무보고’ 정책을 두고, ‘목표(비급여 정책 반대)’는 동일하나 이를 대하는 방향성과 온도차가 조금 상이한 상황에 놓인 형국이다. 문제는 그들 주장의 합리성 여부를 떠나, 그 갈등의 폭이 쉬이 좁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달 초, 올해 ‘비급여 진료비용’ 자료제출 일정(9월 15일~10월 12일)이 치과계를 포함한 전 보건 의료계에 고지됐다. 그러자 곧 치협 산하 서울‧경기지부가 “집행부 임원 전원 (비급여 진료비 공개용)자료제출 거부”라는 다소 고강도의 대응안을 같은 날(지난 9월 6일) 정기이사회를 통해 결의했다.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김민겸, 이하 서울지부)는 지난해부터 지부 임원과 회원 중심의 비급여 관리대책 소송단 구성 및 헌법소원 제기(21년 3월 30일), 현재도 진행 중인 1인 시위 등으로 정부의 비급여 정책에 큰 우려감을 나타내며 강한 반발 의사를 내비쳐왔다.

이러한 서울지부와 이에 동참하던 경기도치과의사회(회장 최유성, 이하 경기지부)가 그간 때를 기다리며 만지작거렸던 ‘자료제출 거부’ 카드를, 자료제출 고지 시기에 맞춰 히든카드로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치과계에 따르면, 이 같은 서울‧경기 지부의 행보에 이만규 충청북도치과의사회 회장 등 치과계 중역들도 속속 동참의사를 밝혔다고 알려졌다. 이는 치협을 향한 ‘자료제출 거부 등 정부의 비급여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달라’는 압박용 메시지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따라서 관련 안건 상정이 예상되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대한치과의사협회 정기이사회 결과에 치과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그간 비급여 정책에 대한 치협의 대응방식에 수차례 우려를 표해온 비급여수가강제공개저지투쟁본부(대표 장재완, 이하 투쟁본부) 측도 본지에 ‘자료제출 거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현재 치과계의 (비급여 진료비 자료제출)거부자는 40여명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런 여론 가운데 치협 측은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올해 7월 “치협이 약속했던 자료제출 거부 선언을 철회했다”는 등 내용이 담긴 투쟁본부 측 성명서 발표 후였다.

해당 성명에 대해 치협 비급여대책위원회(위원장 신인철, 이하 비급여대책위) 측은 “비급여대책위 또는 치협 이사회에서 올해 2차년도 비급여 자료제출 거부를 철회하고 수용 입장으로 정한 바가 없다”면서,투쟁본부 측 주장은 “심각한 허위사실”이라고 일축했다. 또 성명서를 두고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많다”고 정면 반박했다.

박태근 집행부는 지난해 9월 공식출범했다. 그 전부터 치협 집행부는 요즘처럼 수시로 날아오는 비판의 화살에 대응해야만 했다. 이는 보궐선거로 당선(21년 7월)된 박태근 회장이 당선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정부의 비급여 수가 공개 정책 전격 수용과 자료제출 동참’ 등을 발표한 시점부터 촉발됐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비급여 진료비 자료제출 거부’ 등을 핵심공약 삼아 투쟁의지를 불태웠던 그였기에 충격의 여파는 더욱 컸다고 한다. 비급여 사안이 대두될 때마다 박태근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찌 보면 치협 집행부로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다. 그간 비급여대책위 가동부터, 정춘숙 의원 등 국회의원(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면담을 통한 치과계 현실 토로, 최근에는 심평원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에 치협 요구사항을 반영시키는 등 나름의 대응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협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그보다 더욱 역동적인 액션을 원하고 있다. 정부 측에 비급여 정책의 부당함을 푸시하는 과정에 치과계 중앙단체인 치협이 적극 나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주길 바라는 눈치다. 또한 여기에는 현재 복지부 장관 부재로 고시가 연기중인 ‘비급여 진료비 의무보고’ 제도까지도 연관돼 있어 치과계로서는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현 치과계 상황을 두고 내년 예정된 협회장 선거를 의식한 예비 후보자들의 ‘목소리 내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공교롭게도 앞서 ‘자료제출 거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김민겸 서울지부 회장, 최유성 경기지부 회장, 장재완 투쟁본부 대표 등은 현 치협 부회장이며, 내년 협회장 선거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이다.

개원가 “협회가 어필해야 개원의도 따를 수 있어”
한편 ‘비급여 진료비 공개’를 바라보는 동네치과 사이에서도 온도차가 존재했다. 

A원장은 “협회와 지부들의 움직임은 감사하나, 정부에 우리의 요구가 반영될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B원장은 “의사들의 희생으로 환자에게 생색내려는 정부의 정책을 의심해 협조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본다”면서 “오히려 충분한 수가를 고려한 자료취합이라면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본지(509호)에 ‘나는 비급여 가격공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기고문을 보내와 화제가 됐던 이수형(글로벌치과) 원장은 “정부 주도의 진료비용 공개는 정부가 국민에게 제시하는 일종의 메시지이며, 이는 병원 평가 기준의 프레임을 ‘가격’으로 한정짓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원의들은 개인이고 만약 혼자 튀어 정부에 각개격파 당하면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료 제출 거부는 협회차원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주어야만 개원의들이 따를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액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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