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기념 특별기고] 왜? 환자는 화를 더 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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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기념 특별기고] 왜? 환자는 화를 더 내는가?
  • 조정훈 원장
  • 승인 2022.06.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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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원장의 원장실 경영학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치과에서 치아를 씌우는 시술을 ‘고정성 보철 시술’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크라운’ 또는 ‘금니’라고 일컫는 보철 시술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해당 시술의 보철물로 치아색과 매우 유사한 지르코니아 크라운이 많이 쓰이는 추세다.

고정성 보철 시술은 1개 이상의 치아가 손상되거나, 손상된 치아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선택된다. 그런데 이 진료 과정에서 우리 치과의사들은 퍽 난감한 상황을 맞곤 한다. 시술받은 환자의 화가 다른 진료에 비해 더욱 증폭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관련된 사례를 살펴보고, 그에 대한 원인을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대입해 파악해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보자. 우선 환자가 내원해 치아 하나를 씌우는 크라운 시술을 원한다고 설정하겠다. 시술비는 50만원. 대게의 경우 50만원을 지불한 환자는 그 대가로 오랜 기간 식사도 잘하고, 이전에 앓고 있던 고통도 사라진 채 행복한 저작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정성들여 씌워 놓은 크라운이 탈락하는 경우다. 강조할 점은 이는 ‘고정성 보철 시술’에 있어서 결코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하지만 아예 ‘제로(0)’의 경우는 아니기에 한 번 쯤은 꼭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성이 있어 언급하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크라운 탈락’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술자인 치과의사도 인간이기에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난감함의 정도는 환자보다는 덜할 것이다. 매우 희박하지만 그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의 처지는 다르다. 믿고 맡긴 시술 후 벌어질 변수에 대해 전문가도 아닌 환자가 이를 알리 만무하다. 퍽 난감할 것. 바로 이 같은 경우, 다른 케이스 환자보다 더욱 강한 화를 표출하는 환자들을 접하게 될 수도 있다.

반품까지 이르게 돼도 한 번 차오른 화를 억누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술자인 치과의사는 ‘크라운 탈락’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전망이론’을 대입해보자.

먼저 전망이론이란, 위험을 수반하는 대안들 간에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를 설명하고자 하는 이론이다. 2002년 노벨상을 수상한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다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르 트벌스키(Amos Tversky)가 1979년 발표해 현재까지도 다양한 사례에 인용되고 있다. 심리학적 연구를 토대로 하는 이 이론은 행동경제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전망이론 대입에 앞서 ‘기대효용이론’의 정의에 대해서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행동의 귀결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경제주체의 판단은 결과에 관한 효용의 기대치에 입각해 이뤄진다는 이론이다. 전망이론은 이 기대효용이론과는 조금은 다른 구석이 있다, 인간의 심리를 반영한다는 점이다.

기대효용이론에서는 0점을 준거점(Reference Point)으로 설정, 이를 기준으로 이익과 손실이 대칭을 이룬다. 우리가 살펴보려는 전망이론은 조금 다르다. 준거점을 고객이 느끼는 기준점으로 설정, 이익과 손실을 비대칭으로 파악한다. 이 경우 준거점은 이동이 가능하다. 광고를 통해 준거점을 올리면 고객은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인지한다고 이론에서는 설명한다(Referance Pricing).

부연설명하면, 전망이론에서 이익과 손실의 비대칭은 손실기피 성향(Loss Aversion)에 기인한다고 한다. 쉽게, 50만 원의 크라운이 주는 즐거움의 크기는 ‘70만 원’이지만, 크라운 탈락으로 인한 고통은 그보다 큰 ‘100만 원’으로 커져 환자의 화가 증폭된다고 볼 수 있다.

전망이론이 만들어 내는 이론적 모델은 실생활의 의사결정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지 최적화된 결정을 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모 고등학교 전교 1등이 자살을 하였다고 했다, 이유는 전교 3등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기 걸그룹 멤버가 자살을 하였다고 했다. 요즘 인기가 없어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생겨서 그렇다고 했다. 

환자가 더 화를 내는 이유는 원장이 잘할 거라는 믿음이 실망이 되어 그런가 보다. 즉 준거점이 높아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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