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 원장의 기고-왜 1925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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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 원장의 기고-왜 1925년인가?
  • 권훈 원장
  • 승인 2022.04.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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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한성치과의사회를 치협기원으로 추천합니다.

2021년 4월 24일 제70차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대한민국 치과계 역사의 한 획이 그어졌다. 일제강점기 조선에 진출한 일본인 치과의사들이 1921년 창립한 조선치과의사의사회가 10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제 우리는 2022년 4월 23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71차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새로운 창립 기원을 결정해야 한다.

 

필자의 이()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의 의()를 위해서 이 원고를 쓰기로 결정하였다. 먼저 필자의 생각을 말하기 전에 치협 기원과 관련하여 필자가 발견한 기록들을 한 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든 자료를 공유한다(그림1). 필자는 선학들의 증언과 주장을 적극 지지한다.

 

그림 1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를 치협기원으로 지정하는데 뭔가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근거도 명확하게 있다.

 

첫째, 단체 명칭에 한성이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 소수에 불과한 한국인 치과의사의 숫자를 감안하면 한성치과의사에서 漢城이라는 지역적 한정은 사실 의미가 없다. 한성치과의사회는 전 조선의 한국인 치과의사를 포괄하는 진정한 의미의 유일한 한국인 치과의사 단체였다는 것이다. 한성이라 쓰고 대한으로 읽어도 무방해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해방 직 후 새로 탄생한 조선치과의사회는 한성치과의사회의 맥을 이은 한국인 치과의사단체라고 할 수 있고 그런 면에선 해방 후에 결성된 조선치과의사회는 한성치과의사회의 부활이라는 해석도 매우 타당한 견해라 생각한다.

 

과거의 단체 명칭에 한성이 포함되었지만 현재 단체의 창립기원이 되는 사례가 있다(그림2).

그림 2
그림 2

 

즉 명칭에는 한성이라 써져있지만 대한으로 해석한 것이다. 1884년 창립된 한성상공회의소는 일제강점기 일제가 지방 경제 장악을 시도할 때 한말의 실업계를 계몽한 단체였다. 1915년 조선총독부가 공포한 조선상업회의소령에 의해 일본인 상업회의소에 통합되면서 해산되는 아픔을 가졌던 단체이다. 한성상공회의소는 한성치과의사회와 동변상련의 단체다. 그러나 지금의 존재감은 서로 다르다. 현재 대한상공회의소의 기원은 1884년 한성상공회의소이다.

 

대한변호사회의 효시는 1907년 9월 23일 창립된 한성변호사회이다. 광무변호사법에 의해 1907년 11명의 변호사가 변호사회 허가 신청을 하였고 법부대신이 변호사회 설립을 인가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25,000여명의 변호사가 대한변호사협회의 14개 지방변호사회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비교할 대 회원 수와 지부 치과의사회 숫자가 비슷한 단체이다.

둘째, 한성치과의사회의 창립된 정확한 날짜가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 국경일을 포함한 여러 기념일이 있다. 삼일절과 광복절처럼 기념 날짜가 확실한 것이 있다. 반면에 어린이 날, 석가 탄신일, 현충일, 개천절, 한글날, 크리스마스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나름 이유를 들어 기념일이 지정되었다.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가 부활해서 1945년 12월 9일 조선치과의사회가 창립되었다. 따라서 한성치과의사회 창립일을 12월 9일로 하여도 크게 무리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셋째, 대한민국이 아닌 일제강점기에 탄생한 한성치과의사회를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기원으로 정해도 되는가? 일제강점기 비록 나라를 빼앗겨 암흑과 같이 어두운 시절이었지만 그 시절 우리나라에 사회 각 방면의 여러 단체가 탄생하였다(그림2). 대한체육회와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일제강점기에 창립된 단체를 그 기원으로 삼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그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조국의 광복을 있게 했다고 생각한다.

 

광복 후 사회 각 단체들은 일제강점기 그 단체를 처음 시작했던 회원들의 정신을 이어 받고

바로 그 단체를 자신들의 기원으로 삼으며 기념행사를 치루고 있다. 현재 대한체육회와 한국 스카우트 연맹은 각각 1920년 조선체육회와 1922년 조선소년군을 창립 기원단체로 삼고 있다. 이 단체들이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졌음에도 한국인이 만든 단체이기에 기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대한체육회한국스카우트연맹은 명실 공히 이 방면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단체이다.

 

그렇다면 대한치과의사협회 기원은 어떠한가? 2021년 4월 24일까지는 1921년 조선치과의사회였지만, 작년 대의원 총회에서 1921년 조선치과의사회는 치협기원의 자격을 상실하였다. 현재 치협기원은 미정인 상태다.

 

치협기원과 관련하여 깔끔하게 1945년 창립한 조선치과의사회를 우리의 기원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신 분들이 있다. 필자는 1945년 12월 9일 창립한 조선치과의사회 창립 회원들의 치과의사 단체 활동 이력을 조사해 보았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가 1945년 조선치과의사회다.”  1945년 조선치과의사회 22명의 임원 중에서 14명이 한성치과의사회 회원이었다. 퍼센트를 따지면 64%. 이번에는 현재 전국 각 지부 대의원에 해당되는 평의원을 제외하고 조선치과의사회 순수 임원만을 따지면 12명 임원 중에서 9명이 한성치과의사회 회원출신이었고 그 비율을 더욱 높아져서 75%.

 

1945년 조선치과의사회 임원 중에서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 회원 출신의 비율을 금반지로 설명하면 최소 16K, 최대 18K이다. 따라서 1945년 조선치과의사회와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는 회원의 구성에 있어서 동일한 단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필자는 대한민국 보건의료 단체의 창립기원을 정리하여 그림으로 만들었고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가 기원으로 결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그림에 포함시켜 보았다(그림3). 치협 기원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다른 보건의료 단체의 사례는 곱씹어볼만한 내용이 있다.

그림 3
그림 3

 

대한의사협회의 창립 기원은 1947년 5월 10일 창립된 조선의학협회였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1967년 9인의 자문위를 구성한 후 역사적 고증을 통하여 1908년 11월 15일 순수하게 한국인 의사로 구성된 의사연구회를 발굴하여 의협의 모체로 삼았다. 의사연구회는 창립된 지 2년이 채 안된 1910년 일제의 강압에 의해 강제 해산되었다. 의사연구회와 1925년 창립된 한성치과의사회 모두 타의에 의해 해산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한한의사협회의 본래 설립기원은 1952년 대한한의사회였다. 그러나 2009년 대한한의사회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창립기원을 1898년 대한의사총합소로 변경하는 것을 의결하였다. 대한의사총합소가 설립된 연대는 분명하나 창립 날짜가 명확히 기록된 부분이 없는 관계로 대한한의사회의 설립을 인가받은 12월 16일로 창립기념일을 정하였다.

 

대한간호사협회는 1923년 창립된 조선간호부회, 대한약사협회는 1928년 설립된 고려약제사회를 창립기원으로 선택하였다. 따라서 일제강점기에 탄생한 한성치과의사회가 치협기원으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이번 2022년 정기총회에서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 또는 1945년 조선치과의사회 중에서 택일을 해야 한다. 치협 기원을 원래의 자리(1921년)에서 4년 후(1925년)로 내리느냐 24년 후(1945년)로 내리느냐의 결정만 남아있다.

 

그림 4
그림 4

 

치협기원과 관련하여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그림4).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와 1945년 조선치과의사회는 뿌리가 같은 단체이다. 따라서 1945년 조선치과의사회를 치협기원으로 주장하는 분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다만 필자는 역사적으로 객관적인 사실을 많은 치과의사들에게 알리고, 전국 치과의사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이유는 공정한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능하면 치협 창립 100주년 행사에 일제강점기를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치과의사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소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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