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태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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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 태어났을까?
  • 윤미용 기자
  • 승인 2022.04.2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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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역사가 남긴 후손들의 논쟁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을 자신있는가?
지난해 열린 제70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

2022년 4월 23일 제71회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 이하 치협)는 치협 창립기원일을 전국 대의원들의 투표로 결정한다. 오랫동안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았던 1921년 창립일이 2021년 4월 공식 폐지되면서 치협의 창립일은 1921년과 1925년간의 오랜 논쟁이 사라진 듯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의 창립기원일은 언제인가?

1. 1921년 조선치과의사회-이 땅에 치과의사 조직이 최초로 결성된 때

2.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조직된 치과의사 단체의 구성원들이 처음으로 모두 한국인일 때

3. 1945년 조선치과의사회-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의 탄생 시점

 

그 동안 치협의 창립기원일에 대한 이견은 분분했다. 정확히는 2021년 4월까지 1981년 제30차 경주 대의원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정된 1번 1921년 창립일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1921년을 기준으로 하다보니 100주년 기념 행사 개최 시기를 놓고 치협 창립일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무려 40년 가까이 수면아래에 놓여있던 숙제가 본격적으로 무대 위에 등장했다.

그 동안 이의제기가 있었던 1921년안이 식민지 역사속의 뼈아픈 기록으로 치부되며 대다수 의견 속에 폐지되고 1925년안이 대세로 자리잡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1945년이라는 소수의견이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다.

 

만약 여기에 일본인이 아닌, 예를 들어 미국인을 대입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1921년은 아마도 미국인들이 한국의 한 곳에 커뮤니티 센터 같은 친목 모임 결성 정도로 기록되지 않았을까? 대신 1925년 한국인들로 구성된 단체야말로 국가나 정부의 실체와 관계없이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단체로 인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새롭게 그러나 강력하게 등장한 1945년안은 새로운 역사세우기의 역사관에서 시작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합치된 정통성있는 역사관에 기초한 의견이다. 그러나 만약 미래에 대한민국이 통일 국가가 되었을 때 남한과 북한의 정통성 역사 논쟁이 시작된다면 또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대한의사학회지 2014년 8월호에 게재된 해방직후 북한 의학교육의 형성에 따르면 1920년 평양치과의사회 창립에 관한 기록이 언급되어 있다. 물론 이 단체 역시 시기상 1921년의 조선치과의사회와 유사한 단체로 추정된다.

 

이 땅에 그 기원의 성분을 따진다면 대한한의사협회의 1898년, 대한의사협회의 1908년이나 대한간호사협회의 1923년 창립일은 헌법과는 무관한 것일까? 이 같은 보건의료단체의 흐름을 볼 때 치협같은 중추적 역할을 하는 대표 단체만이 대한민국 정부 기준을 따르기는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 있다.

 

1921년 조선치과의사회나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 모두 이 땅의 치과계 역사라는 것은 틀림없다. 그리고 1925년과 1945년 둘 다 첫 치과의사회 활동이 아니라는 점 역시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다. 역사의 굴레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의 관점의 차이일 뿐이다. 시대를 초월한 가치 판단 기준의 근거가 필요하다.

 

흑역사도 역사다.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쉽게 잊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역사 바로세우기를 한다. 과연 우리의 선택은 향후 치과의사 후학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인가? 우리는 독일이 유대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인정하고 평가하며, 불행한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누적면허 회원수 3만 2천여명의 치과의사가 속한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이 4월 23일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제71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 많은 치과의사 회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 본지는 치협의 창립기원일에 관한 1925년과 1945년의 근거를 꾸준히 제시해 온 두 회원의 기고글을 공유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양 측의 주요 입장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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