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MBA] 시습(時習)과 시숙(時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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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MBA] 시습(時習)과 시숙(時熟)
  • 박종석 코치
  • 승인 2022.04.07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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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코치의 ‘성장하는 병원의 비밀’ 65

무엇인가가 ‘된다’는 것은 시간과 노력의 결과물로 나타난다. 때로는 아무런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우연히 행운을 얻어 되기도 하고, 타고난 천재성으로 일약 영웅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된다’는 것은 됨의 과정에서 인고의 시간과 처절한 노력을 요구하고 그 요구에 응답한 자만 누릴 수 있는 결과물이다.

치과의사, 치위생사, 치기공사와 같은 면허도 대학에서 수 년간의 학습시간과 실습을 통해 마지막으로 면허시험을 통과해야 호칭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면허라는 그 결과를 보지만 그 과정에서 촘촘한 세월의 흔적을 겪은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처절한 기억으로 떠올릴 것이다.

그렇게 면허를 취득하여 치과에 입사를 하게 되면 우리는 또 다른 ‘됨’의 시험대 앞에 서게 된다. 수 많은 1년차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제 치과에서 쓰이는 것은 다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배움은 가장 기초적이고 공통적인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응용하고 활용하는 차원과는 그 결이 다르다. 태권도의 품새를 제대로 익혀야 대련도 가능하고 실전은 기본에서부터 비롯되기에 학교에서의 모든 배움은 헛된 것이 없다.

훌륭한 치과의사, 치위생사, 치기공사가 된다는 것은 학교에서 배운 학습의 결과로 시작해서 시습(時習)과 시숙(時熟)을 필요로 한다. 시습은 ‘자신이 배운 것을 시간을 두고 익히는 것’을 말하고, 시숙은 ‘지속적 반복 안에서 앎-봄-함-됨의 과정을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입사 후 처음 선배로부터 치과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배우고 진료를 위한 기초 교육을 다시 받는다. 꽤 긴 시간 동안 배운 것을 다시 익히고 실습을 하고 실제 진료에 투입되면서 비로소 ‘함’의 단계에 머무른다. 이것이 시습이다. 

그런데 아직은 됨의 단계는 아니다. ‘됨의 단계는 ‘함’의 단계에서 성찰과 통찰의 경험 이후에 드디어 ‘됨’의 단계가 시작된다. 직접 하면서 스스로 경험 안에서 느끼면서 성찰을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통찰을 하게 되고 이것이 됨의 단계로 인도한다.

그 과정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누구는 더 성장하고 누구는 덜 성장하는 것이 바로 이런 됨의 단계를 얼마나 거치는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하는 것 까지는 누구나 하지만 되는 것은 하고 난 이후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이해하고 새롭게 시도해보기 위한 에너지를 얻어야 비로소 됨의 수레바퀴를 굴릴 힘을 얻게 된다. 이런 수레바퀴를 수 차례 돌리게 되면 드디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시숙이다.

시간이 흘러 중간연차가 되고 고연차가 되었을 때 비로소 시습과 시숙의 결과를 알게 된다. 같은 연차임에도 역량이 차이가 나는 것은 시습과 시숙의 수레바퀴를 어떻게, 얼마나 굴렸느냐에 달려있다.

“존재가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속선상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실현하면서 자연스럽게 익어가는 것이 시숙”이라는 하이데거의 말을 기억하자. 시숙은 어느 날 갑자기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연속선 상에서 일어나는 잠재력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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