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7:26 (화)
[스포츠와 마우스가드] NBA 통산 최다 3점슛 ‘스테픈 커리’
상태바
[스포츠와 마우스가드] NBA 통산 최다 3점슛 ‘스테픈 커리’
  • 장지원 기자
  • 승인 2021.12.23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우스가드 씹는 ‘God of 3-POINT’

12월 15일(한국시간) 미국프로농구 NBA의 3점슈터 스테픈 커리(Stephen Curry,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NBA 통산 3점슛 신기록을 작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의 경기에서 3점슛 5개를 추가해 통산 기록을 무려 2977개로 늘려 종전 레이 앨런(Ray Allen)이 갖고 있던 2973개의 기록을 넘은 것이다.

커리가 깬 기록의 대단함만 나열해도 이번 라이프 지면을 다 채우고 남는다. 하지만 커리에게 한 번 더 주목하는 까닭은 따로 있다. NBA 무대에 데뷔할 때부터 커리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마우스가드이기 때문이다.

‘㎜ 단위까지’ 소중한 맞춤 마우스가드
스테픈 커리가 마우스가드를 착용하기 시작한 때는 데이비슨대학교 2학년으로 재학한 이후부터였다. 이전까지 마우스가드와 거리가 멀기만 하던 커리는 어느 날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입을 얻어맞아 7바늘이나 꿰매야 하는 부상을 당했다. 회복 후 커리는 마우스가드를 착용하기 시작했고 절대 마우스가드와 거리를 두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지금껏 단 하루도 잊지 않고서 같이 뛰는 중이다.

커리의 마우스가드는 커리의 구강에 딱 맞춘 주문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 보니 커리만을 위한 디자인 역시 일부 녹아들기도 한다. 귀금속이 박혀 있다거나 지나치게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어도 후면에 워리어스의 로고를 작게 집어넣은 것이 그 특징 중 하나다. 

마우스가드의 두께 또한 경기 내내 착용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 민감한 요소다. 커리는 자신을 위한 커스텀 마우스가드의 두께를 3~5㎜ 사이로써 받아 착용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

‘씹고 던지고’ 승부욕에서 오는 수난사
그렇다고 커리가 마우스가드 하나를 애지중지하며 쓰는 스타일은 아니다. 현재 커리는 한 시즌에 평균 약 12개의 마우스가드를 착용하고 교체함을 반복하고 있다. 거의 평균 7경기마다 새로운 마우스가드를 사용하는 셈이다. 자유튜를 던지기 전이나 경기가 중단돼 쉬는 상황일 때 마우스가드를 입 밖으로 꺼내 껌처럼 씹는 장면은 이제 커리의 상징과 다름없는 모습이 됐다. 사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커리가 사용하는 ‘MOGO M1’이라는 제품에는 실제 껌처럼 특정한 향이 들어가 있는 덕분이다.

커리가 틈틈이 마우스가드를 꺼내서 무는 데에는 작은 징크스가 맞물려 있기도 하다. 한 기록에 따르면 커리가 자유투를 던지면서 마우스가드를 제자리에 맞게 장착했을 때는 성공률이 89.4%를 기록했으나 제자리에 두지 않은 채 쏠 때는 더욱 백발백중에 맞게 증가한 92.5%로 오르기도 했다.

마우스가드를 씹는 것을 넘어 애꿎은 화풀이를 하다가 역풍을 맞은 일화도 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맞붙은 2016년 NBA 파이널 6차전에서 커리가 테크니컬 파울을 범해 퇴장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자 커리는 화를 참지 못한 나머지 입에 있던 마우스가드를 뱉고는 전속력으로 던졌고 마우스가드는 약 80㎞/h라는 미친 속도로 날아가 관중을 맞히고 말았다. 직후 NBA 사무국은 커리에게 25000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커리는 2017년에 멤피스 그리즐리스에게 패배하면서 또 한 번 마우스가드를 던졌고 이때 내려진 벌금은 5만 달러로 훌쩍 뛰어올랐다.

경기당 3개씩 성공해내는 ‘3점슛의 신’
비록 구강 내외로 갖은 수난을 겪는 마우스가드지만 커리의 마우스가드는 안면 부상 예방은 물론 코트 안에서 집중력 증대에도 기여하며 커리를 세계 최고의 3점슈터로 거듭나도록 하는 데 큰 몫을 해냈다.

이번에 커리가 세운 NBA 통산 최다 3점슛 기록은 여러모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전 기록 달성자 레이 앨런은 1300여 경기를 뛰며 일궜지만 커리는 고작 789경기만 뛰고서 과거 3점슛 전설을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경기당 3점슛 개수 또한 앨런은 평균 2.28개였는 데 반해 커리는 3.77개를 성공시키며 ‘3점슛의 왕’ 아니 ‘3점슛의 신’으로 등극한 상태다.

개인으로도 NBA 역사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외곽슛 중심의 스몰볼 농구라는 새로운 전술 트렌드까지 끌어낸 선수가 바로 스테픈 커리다.

앞으로 그가 얼마나 마우스가드와 동고동락하며 농구계를 더욱 들썩이게 할지 궁금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