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와 음악] 덴티스트 뮤지션
상태바
[치과의사와 음악] 덴티스트 뮤지션
  • 장지원 기자
  • 승인 2021.11.11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한  치아로  나만의  노래를  쓰고  부르다

기타를 잡고 마이크 앞에 서서 관객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것 만한 로망이 또 있을까? 이를 진작에 실현한 치과의사들이 있다. 

장르도 다양하다. 록, 펑크, 팝, 힙합, 컨트리, 포크 등 골라 들을 여지도 충분하다. 이들의 노래를 실제로 들어보면서 새로운 음악에 흥미를 느껴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고 내 안에 숨어 있던 뮤지션의 작은 꿈을 다시금 피워봐도 괜찮을 성싶다. 물론 ‘내가 이것보다는 더 잘 만들겠는데?’ 하는 자신감이라면 더 좋다.

재미로 지은 이름 ‘덴티스트’
먼저 소개할 팀은 이름부터 무척 노골적이다. 밴드명이 곧 ‘Dentist’다. 더 재미있는 점은 그렇다고 이들이 치과나 치과의사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다. 음악 웹진 Punk Rock Theory와 인터뷰에서 ‘Dentist’는 그저 “재미있다고 생각해 지은 이름”이라면서 “구글링하기 어려운 이름이며 우리 음악에는 정통한 음악애호가(savvy listener)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Dentist (출처 SXSW)

 

 

3인조 혼성 밴드 ‘Dentist’는 서프 록, 팝 펑크 그리고 얼터너티브 록으로 분류되는 팀으로 총 3장의 정규 앨범과 2장의 싱글을 발표했다. 이름만 덴티스트인 터라 음반 디자인에 치과와 연관된 이미지를 굳이 담지는 않은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2집 ‘Ceilings’는 음악 잡지 The Deli에서 “일관되고 응집력 있는 노래들이 섞여 이뤄진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Dentist의 앨범 Night Swimming (출처 Amazon)

추천곡은 ‘Dentist’의 최신 앨범이자 동명 타이틀곡인 Night Swimming이다. 간결하면서 폭발적인 드럼 소리와 귀를 깊이 울리며 몰입도를 높이는 기타 리프, 거기에 이어져 카랑카랑하면서도 몽환적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보컬이 인상적인 노래다. 

신비주의 그룹, MD도 구강용품
반면 일본의 4인조 남성 그룹 ‘GReeeeN’은 넷 전원이 치대생 신분으로 데뷔해 모두 치과의사 면허를 보유한 팀이다. ‘GReeeeN’이라는 이름도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모양에서 따온 작명이다. 특이점이라면 예전부터 일관되게 얼굴 없는 가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단 한 번도 실제 얼굴이 공개된 바가 없는 팀이라는 점이다. 라이브 콘서트에서도 ‘GReeeeN’은 실루엣만 보이도록 하고 노래하거나 별도의 CG 영상을 틀고 그 뒤에서 공연을 펼친다.

GreeeeN (출처 위키피디아)

정체성도 팀명도 치과에 진심인 편인 이들은 2014년 여름 팬들을 위한 MD(Merchandise)를 발매했는데 이 역시 콘셉트가 확고하다. 치과의사 아니랄까 구강용품을 발매하고 나선 것이다. 라인업도 초극세모 칫솔, 치간 브러시, 민트 풍미의 Y자형 치실 그리고 휴대용 구강세정제 등 4종에 이른다.

‘GReeeeN’의 대표곡은 2008년 5월 발매된 싱글 キセキ(키세키)다. 이 곡에서 キセキ는 너를 만난 기적 그리고 둘이 함께 걸은 궤적 등의 중의적 의미를 나타낸다. 노래는 ‘GReeeeN’이 말하고자 하는 분위기와 일맥상통하게 서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지며 뮤직비디오 또한 어린 날의 향수를 떠올리게끔 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뮤직비디오 곳곳에 야구를 하는 장면이 나와서인지 キセキ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 두산 베어스의 3루수 허경민의 등장곡으로도 쓰인다.

코로나 19 시련을 노래한 치과의사
조나단 콜론(Jonathan Kolon)은 미국 유타 주의 작은 도시 파크 시티에 자리한 Silver Creek Dental and Dharma Wheels Cyclery의 치과의사이자 컨트리 밴드 ‘Mountain Town’의 보컬 겸 기타 겸 리더를 맡고 있다. 

Jonathan Kolon (출처 Park Record)

콜론은 20여 년 전 디트로이트를 떠나 파크 시티로 이사해 치의학을 전공하면서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그의 일상은 낮에는 치과 진료, 밤에는 지역민들을 위한 공연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는 “매주 50~60시간 일한 뒤 자전거나 스키를 타는 대신 앉아서 곡을 쓰고 있다”며 “내 노트북에는 노래에 관한 아이디어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Mountain Town’은 올해 4월 30일 신곡 싱글 The Highway Ends를 발매했다. 노래는 긴 시간 전 세계를 힘겹게 한 코로나 19 팬데믹을 극복하는 이야기다. 콜론은 “치과에서 일하며 팬데믹에 대처한 과정을 노래했다”면서 “듣다 보면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나는 꽤 낙관적인 사람”이라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이 곡을 듣고 싱글 발매하기로 결정한 레이블 관계자는 “그의 노래에서 편안하고 선량한 분위기를 느꼈으며 소박하고도 진정성 있는 접근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고 돌아봤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