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시와 그림] 메테오라 수도원(Meteora Monasteri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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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시와 그림] 메테오라 수도원(Meteora Monasteries),M
  • 송선헌 원장
  • 승인 2021.11.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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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미소가 있는 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공중에 달린 믿음, 2021-09, 송선헌>

어딜 가든 상식의 신께 먼저 인사를 드리는 나다. 인류 문화의 태동, 민주주의의 산실, 신화와 철학의 바다, 사포와 카잔차키스, 올림픽과 신전의 그리스를 400년간 지배한 이스탄불에서 밤배를 타고 첫새벽에 아테네에 도착했다.

종착지는 神들의 집성촌, ‘공중에 떠 있다’는 메테오라, 절처럼 관람료 3유로를 내고, 여성들은 치마를 두르고 갔는데, 발람 수도원은 정말 아찔, 루사노(여자 수도원)는 아기자기, 아기아 트리아스는 새둥지 그리고 007에도 나오는 홀리 트리니티(聖三位) 수도원은 140개의 계단을 올라야 했던 M은 암자 가는 느낌이었다.

천 길 낭떠러지 절벽이 해자(垓子), 로프로 된 그물에 사람과 생필품을 공수했고, 타락하던 기존 종교와의 차별을 추구, 도르래 밧줄이 끊어져 죽는 경우도 있었고, 수도사들은 매일 6시간의 노동과 빗물로만 생활한 흔적이 있다.

세상과의 단절, 탈속과 절대 고독의 성지, 내부는 좁고 어두운, 지성소(至聖所)도 성경 프레스코화로 가득, 성체(聖體) 대신 이콘(Icon)뿐, 첨탑과 같이 신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꼭대기에서는 믿음만을 평가하는가?

M의 무덤, 킬링필드처럼 쌓인 해골들에선 기도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입구에서의 곰국이라도 배달시켜 주고픈 파리한 얼굴빛의 수녀는 아직도 주님을 찾고 있을까? 요즘 수도사들은 K-pop에도 익숙하지만 소음을 피해 폐쇄적인 아토스(Athos) 산으로 이사하고 있다. 1박하는 저녁 어스름에 바위 성채 앞 작은 식당에서 신화라는 Mythos 맥주로 타는 속을 식혔다. 혼자.

돌아와 M을 회상하며 동학 최후의 저항지이자 
기가 쎄다고 소문난 대둔산 석천암(石泉庵)에 올랐다.
악산(岳山)은 무서움을 숨기고선 惡을 버리라 말한다.
버리는 만큼 허벅지는 알이 밴다.
약효는 삼사일이라는 걸 안다.
내려가면 세상과 어울려 찌찌고 볶는 나다.
그렇지만 인간애가 있는 이 진료실이 나의 기도처다.
그러다가 또 지치면 처방을 받으러 갈 것이다. 
난,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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