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욕심은 괴물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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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욕심은 괴물을 키운다
  • 김관모 원장
  • 승인 2021.07.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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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제우스가 아름다운 에우로페를 보고 반해 흰 소로 위장한 후 크레타섬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겁탈해 3명의 아들을 낳게 된다. 

크레타왕 아스테리오스는 에우로페를 연모하게 돼 그녀와의 결혼을 결심하고 그녀의 세 명의 아들을 양자로 받아들인다.

 아스테리오스가 죽자 세 명의 아들에 왕위계승 다툼이 일어난다. 장자인 미노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황소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약속을 하고 포세이돈의 지지를 받아 크레타의 왕이 된다. 포세이돈은 멋진 흰 소를 바닷속에서 떠올리고 미노스에게 준다. 미노스는 약속한대로 황소를 제물로 바쳐야 하는데 흰 황소가 너무 훌륭해 죽이기 아까웠다. 그래서 제물을 종우로 삼고 다른 소를 제물로 받쳤다. 여기서 신의 진노가 발생한다.

 미노스의 부인 파시파에는 바다에서 올라온 황소에 정신이 빠진다. 파시파에의 욕정은 점점 커져갔다. 그녀는 불타는 욕정을 해소하기 위해 다이달로스에게 도움을 구한다. 다이달로스는 그녀를 위해 발명품을 만든다. 나무로 살아있는 암소같이 만들고 그녀는 암소 안에 들어가 숨어 있는 것이다. 욕정을 해소한 파시파에는 임신을 하게 되고 인간의 몸에 황소의 머리를 가진 미노타우로스를 낳게 된다. 이 괴물은 오직 동정인 인간의 살만을 먹었다. 이런 치부를 숨기려고 미노스는 아무도 빠져나올 수 없는 거대한 미로를 만들라고 다이달로스에게 주문한다. 그리고 매년 아테네에서 아홉 명의 소년 소녀를 잡아와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줬다. 결국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가 파시파에의 딸인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끔찍한 저주로부터 크레타를 해방시킨다.

 미노스는 처음부터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는 나쁜 왕이 아니었다. 신에게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왕권을 보장받았다. 신화의 시대에 신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권력을 이어받는 것이다. 그러나 점차 탐욕에 물들고, 약한 자를 잡아 죽이는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자신의 허물을 숨기려다 결국 망하게 된다. 

 미노타우로스는 미노스의 가슴속에 숨겨진 권력과 폭력을 상징하는 힘과 거기에 딸려 있는 남에게 보일 수 없는 치부를 상징한다. 이 이야기는 미노스에서 미노타우로스로 인간에서 짐승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 준다. 

 미노타우로스는 힘없는 젊은이의 살을 먹는다. 우리 역시 권력에 중독돼 인간성을 잃으면 나와 다른 사람을 파괴하게 된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면, 권력을 이용해 힘없는 사람을 짓밟는 과정을 낱낱이 볼 수 있다.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다가 권력의 맛을 보면 약한 자를 죽여서라도 그 권력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약하고 반항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학대한다. 우리에게 빚을 졌거나 약점이 잡힌 사람을 은근히 괴롭히면서 즐긴다. 헛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더러운 짓을 일삼다가 망신을 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물론 그것은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치과협회장의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앞으로 대선도 남아있다. 이러한 선거의 시간이 되면 우리는 착하고 잘나고 능력 있고 봉사한다는 모든 미사여구를 붙인 무수한 사람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그 뒤에는 항상 권력이라는 그림자가 따라다닌다. 공정하고 정의롭게 사용된 권력이 개인을 위해 남용되고 당선자는 처음에 가졌던 이상을 잊어버리고 오만에 빠져 스스로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 그 권력에 취하지 않고 정상적인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선택을 잘 했을 때는 힘없는 자들의 고통이 짧고 위로 받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고통의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라 내면의 모습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쉽게 잊고, 누군가 포장지로 덮은 겉모습만 보고 선택하는 실수를 반복한다. 

그러나 신의 심판의 그물은 엉성하게 얽혀 있는 것 같아도 정의가 실현될 만큼 촘촘하다. 심판은 더딜지언정 몸서리칠 만큼 철저하다. 그동안 고통의 시간을 지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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