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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수가협상 2년 연속 결렬 … 치과계 노력 반영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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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수가협상 2년 연속 결렬 … 치과계 노력 반영 미미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1.06.01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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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2.2%), 병원(1.3%)과 건정심행
건보공단 인상률 2.2% 제시, 협상단 "할말 없다"
의원(3.0%), 한방(3.1%), 약국(3.6%), 조산원(4.1%), 보건기관(2.8%) 타결
평균 인상률 2.09% ... 소요재정 약 1조 666억 원

치과분야 수가협상이 올해도 결렬됐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단장 마경화)이 수가협상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4시부터 오늘(1일) 오전 8시 30분까지 16시간 30분에 걸친 치열한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건보공단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 이하 건보공단)이 어제(31일) 건보공단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 등 6개 의약단체와 수가협상을 진행하고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한 2022년도 요양기관 환산지수계약 결과를 공개했다.

치협 수가협상단이 협상을 하기 위해 중회의실에 모였다.

이날 8시 30분 경 8차 협상테이블에서 결렬의사를 전한 치협 김성훈 보험이사는 "크게 드릴 말씀이 없다. 격차가 너무 커 최종 결렬됐다"는 짧은 브리핑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건보공단이 치협에 제시한 수가 인상률은 2.2%다. 치협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지속적으로 대치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치과계 전체 진료비 규모가 줄어든 것은 물론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그동안 적극적으로 협조한 치과계 노력이 이번에도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앞서 김성훈 보험이사는 "건보공단과 입장 차이가 있어 쉽게 쉽게 가지 못하고 있다"며 난항을 예고한 만큼 허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치협 김성훈 보험이사가 수가협상을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평균 인상률 2.09% ... 소요재정 약 1조 666억 원
2022년도 평균 수가 인상률은 2.09%로 전년 대비 0.1%p 증가했다. 소요재정은 약 1조 666억 원 규모다.

이날 수가협상에서는 의원(3.0%), 한방(3.1%), 약국(3.6%), 조산원(4.1%), 보건기관(2.8%) 등 5개 유형이 협상에 성공했고, 치과(2.2%), 병원(1.4%) 등 2개 유형은 협상에 실패했다.

건보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해 의견차 해소와 설득을 위해 79회 만남과 협의 과정을 거쳤으나 2개 유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수가협상 소회를 밝혔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특히 "보험료 인상과 연계된 수가인상을 부담스러워 하는 가입자와 적정수가 인상을 통한 코로나19 방역 헌신, 의료이용량 감소에 따른 경영여건 보전을 주장하는 공급자의 기대치가 다른 상황에서 공단은 양면협상을 통해 합리적 균형점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향우 가입자, 공급자, 전문가,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환산지수 개선 연구를 포함한 중장기 개선방향 마련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치협이 최종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 의결한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를 오는 6월 4일 개최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건정심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결렬된 치과 및 병원의 환산지수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 중 결정하고, 이후 보건복지부장관이 2022년도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의 내역’을 고시한다.

의과, 인상률 3.0% 타결 ... 의약단체 희비 엇갈려

한편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지난해 결렬을 선언한 치과, 의원, 병원 중 의원에서만 3.0%라는 인상률로 성과를 거뒀다. 3년 연속 결렬을 벗어나 4년 만에 수가협상 타결을 이끌낸 것이다.

특히 모든 의약단체가 6차 협상까지 벌이며 고전을 겪는 상황에서 의협은 가장 먼저 타결 소식을 전했다.

대한개원의협회 김동석 회장은 "원하는 만큼 수가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결렬보다 타결을 해서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인정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3년 연속 결렬을 선언해온 의협이 수가협상에서 타결을 위한 노력에 힘쓴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최종 협상 타결 후 브리핑하고 있는 대한개원의협회 김동석 회장(사진 오른쪽)과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사진 왼쪽).

반면 2년 연속 치과와 함께 결렬을 선언한 병협 분위기는 침울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코로나팬데믹 상황에서 병원에 충분한 보상이 가도록 하지 못한 점이 죄송스럽다. 코로나 상황에서 이런 것이 의료서비스에 차질을 빚어질까 우려된다”며 씁쓸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또 “일부 유형에서 급여비가 증가했지만,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일시적인 급여비 증가를 덜어내지 못한 것은 제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이 마지막 협상테이블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약사회는 3.6%로 인상률 1등을 기록했으나, 한의협은 10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3.1%라는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내비쳤다. 

대한약사회 박인춘 수가협상단장은 "올해 코로나19로 회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수가협상이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 이진호 수가협상단장은 "예상 수치보다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어려운 국민들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수긍하기로 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이진호 수가협상단장이 협상을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수가협상에서 추가재정소요액(밴드)를 관리하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는 새벽 3시 30분경 5차 소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는 등 당초 예정된 회의(3차)보다 긴 시간을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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