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교수의 세상사는 이야기] ‘뭉쳐야 찬다’에서 ‘하나이기에 뭉쳐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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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교수의 세상사는 이야기] ‘뭉쳐야 찬다’에서 ‘하나이기에 뭉쳐야 된다’
  • 김진 교수
  • 승인 2021.05.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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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종합편성(종편) 모 방송국에서 제작한 ‘뭉쳐야 찬다’라는 아마추어 예능 축구 프로그램을 본적 있나요? 

구성원들을 보면 축구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각기 다른 운동 분야 ‘전설’이라고 불리워지던 국가대표급 금메달 출신의 선수들이 주인공으로 각기 저마다의 방식과 환경 안에서 운동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종목을 보면 씨름, 수영, 태권도, 사격과 같이 혼자 하는 1인 종목이 있는가 하면, 농구, 야구, 배구와 같이 여럿이 팀으로 하는 운동 종목도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단체 팀 이름조차 ‘어쩌다’ 팀이 된 것도 이러한 사람들이 자기의 주 전공이 아닌 ‘축구’라는 새로운 종목으로 어쩌다 함께 한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혼자 하는 운동을 해왔던 선수들에게는 더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이 모여 축구 선수 출신의 감독으로부터 축구 지도를 받고 함께 혹은 개인적으로 연습을 하며, 다른 조기 축구회 팀과 경기를 해 나가는 것이 이 예능 프로그램의 내용입니다. 

개인 기술도 없고, 팀 워크도 없는 상태에서 초창기 팀의 성적은 백전백패였습니다. 그렇게 패배의 쓴맛을 본 선수들은 자신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을 해갑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매회  아마추어 ‘어쩌다’ 팀은 조금씨 전과 다른 성장을 하게 됩니다. 

특히 방송 종영을 앞두고  방송국 주관 축구대회에서는 인상적인 4강 진출 경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앞서 말한 ‘전설’들의 ‘어쩌다’ 팀이 경기종료 2분 전까지 2대 0으로 지고 있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4강 진출이 좌절되는 것이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경기를 해설 하던 전 국가대표 프로축구 선수도 4강 좌절로 시합이 끝난 경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2분 안에 기적이 일어납니다. 질것만 같았던 점수에서 동점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어진 승부차기로 결국 경기에서 이겨 4강에 진출되는 그야 말로 놀라운 일이 방송됩니다. 흔히 말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쓴 경기였습니다. 해설자와 아나운서 모두 ‘포기했던 게임이 반전을 이룬 것은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그리고 벤치에 있던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꽤 오랜 시간을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서 우리 모두를 분리시켜 놓았습니다. 하나의 세계는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서 문을 걸어 잠글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서로에게서 멀어져 갔습니다. 작은 분단이 곳곳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도 맘 편히 만날 수 없고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도 맘 편히 할 수 없는 불편한 마음을 지니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이 분단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습니다. 고립된 지역, 어려움을 겪는 지역으로 의료봉사를 떠나고, 마스크를 만들어 배달하고, 자가 격리 중인 사람들에게 식료품을 전달하고, 착한 임대료 사업 등 서로를 격려하며 이 상황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코로나의 영향은 경제의 붕괴를 야기하였습니다. 경제 붕괴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각국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나타나, 온 인류와 세상이 얼마나 깊숙이 엮여 있는지 코로나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분단을 대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워 놓은 높은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그렇게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마음이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코로나19의 일시적 세계적 분단 상황이 전 세계인 모두에게 얼마나 힘든지를 경험하게 하였기에, 60년이 넘는 아픔을 간직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분단 극복이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 주는 새로운 경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한반도라는 경기장에서 온 국민이 ‘어쩌다’ 팀의 마지막 경기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나 된 통일을 위해 뛴다면, 이 경기는 결코 질 수 없을 것입니다. 극적인 한반도의 하나됨을 이루기 위해서 극적인 우리 민족만의 역전 드라마를 어쩌다 만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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