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원장의 말말말] 코로나 시대! 축소 vs.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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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원장의 말말말] 코로나 시대! 축소 vs. 확대
  • 정유미 원장
  • 승인 2020.12.2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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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언제부터인지 요즘 시대를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현 상황에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외부 활동이 잦았던 나는 그동안 매년 A형 독감에 걸려도 큰 걱정이 없었다. 늘 백신을 맞았고, 독감 진단을 받더라도 치료제를 투약 받고 며칠 쉬면 금방 괜찮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였다. 

반면, 안정적인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 시대의 현실은 막막하다. 길거리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고, 안정적인 백신 투약이 언제부터 가능할지도 미지수이다. 

우리 치과의 현 상황을 보아도 매일 아무 문제없이 잘 출근해주는 직원들이나 환자들이 고마우면서도 치과 매출은 터무니 없이 축소되고, 환자들이 와도 문제, 안 와도 문제인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도, 이 시기에도 발전하는 분야들은 있다. 핸드폰 앱 개발이나 게임 시장은 늘고,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 같은 산업은 매출이 뛰고 있다고 하니, 이런 시기에도 확대는 있나보다 싶다. 인터넷 오픈마켓 역시 활성화가 되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강의도 어느 정도 안정화를 보이는 듯하다. 

얼마 전 나는 줌을 이용한 온라인 강의와 회의에 참석하면서 그 전엔 전혀 필요 없을 것만 같은 인터넷 쌍방향 화상채팅의 놀라운 가능성을 몸소 체험했다. 각종 온라인 전시회는 물론, 온라인 교육과 관람, 심지어 인터넷 작품 출품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는 것에 집중하던 내가 이런 변화에 적지 않게 반응하고 놀라워했으니 다른 Early Adaptor나 색다른 변화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새로운 변화에 동참하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나는 매 연말이나 연초엔 올해를 정리하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메시지를 띄우곤 했다. 얼마 전까지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하나도 이룬 것이 없는 한 해’라는 문구를 적어 두었다. 그런데, 며칠 전엔 이 문구를 지웠다. 생각해보면, 나는 올해 환자 보는 것이 줄고, 여행을 가지 못했고, 항상 참여하던 승마대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대외활동도 거의 못했다. 

하지만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니, 올해는 그동안 시간이 없어 미뤄두었던 바이올린 연습에 집중했으며, 승마장에서 하던 개인 연습과 함께 코어 근육을 다지는 필라테스 운동도 시작했다. 그리고,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과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을 틈틈이 준비해 땄고, 소소한 방송활동 역시 계속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치과의사의 진료에는 전혀 도움은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대외활동이 축소된 만큼 올해는 나 스스로의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됐다. 

주변 의사들 중엔 남는 시간을 이용해 낚시를 하거나 독서 등의 새로운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많은 분들이 내실을 다지는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앞으로 우리 인생에서 이러한 소중한 시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모두들 여행 가기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얼마나 더 이 상황이 지속될지는 미지수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여러 설문들이 있지만, 언제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올지 예상하기조차 어렵다.

우스개 소리이지만 우리 병원 치과치료 중 심미치료 환자들 중엔 성형수술을 받고 내원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다. 

예전엔 쌍거풀과 같은 눈 수술을 많이 했다면, 요즘은 마스크를 쓰다 보니 시선이 눈에 집중돼 눈 수술을 하면 덜컥 티가 나기 십상이다. 그래서 마스크로 가려지는 부위인 코성형을 하고 오는 경우가 늘었다. 마스크 사용으로 코성형 분야는 더 확대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반면, 코로나 상황에서 치과 오기가 두려워 무려 11개월만에 치과를 찾은 환자들을 보면서 ‘그동안 마스크 안에 가려진 치아에 대한 관심도는 많이 줄었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아쉽지만 내년에도 이 상황은 별 달라지지 않을 것만 같다.

그렇다면, 새로 다가올 2021년엔 생각을 바꿔 외부적인 축소를 두려워하지 말고, 내실을 다지며 내면을 확대해 나가는 것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내년엔 어떤 터무니 없는 일이 펼쳐질지 걱정하고 근심하기보다는 얼마나 더 새롭고 반짝거리는 일이 다가올지에 대해 기대하고 설레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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