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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욱 공보의의 사랑니] 해외 의료봉사 갈 때 주의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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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욱 공보의의 사랑니] 해외 의료봉사 갈 때 주의하는 것들 
  • 이은욱 공보의
  • 승인 2020.12.18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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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보건소 이은욱 공보의 

코로나가 끝나질 않습니다. 올해 4월에 경남도청 역학 조사관으로 일할 땐 가을쯤 해외 감염자 유입만 잘 막으면 국내는 안정화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최근 다시 유행이 시작되면서 국민 걱정은 깊어져 가고, 많은 분의 활동이 더욱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국에 의료 봉사활동은 갈 수 없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갔다가 혹여 누군가 감염된다면 나쁜 활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계획했던 국내 봉사활동조차 못 나가는 이 상황에 매년 여름에 가던 해외 의료봉사는 내년에도 높은 확률로 취소될 듯합니다. 아픈 이를 부여잡고 어쩌지도 못하며 고통받고 있을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만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최근엔 큰 태풍이 와서 많은 사람이 죽고 전염병이 창궐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안타까운 마음이 깊어져 갑니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이 휴식 시간에 결코 넋 놓고 있으면 안 됩니다. 갑자기 없던 사명감이 생깁니다. 나중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다양한 서류나 우리 팀의 경험을 정리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혹시 구독자 중 누군가에겐 이 정리한 내용 한 두 개는 도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몇 자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주제는 해외 의료봉사 활동입니다. 여건상 저도 못 지키는 내용이 수두룩합니다만 점차 개선해나가려고 하는 방향성과 같은 내용이니, 읽으시면서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평소에도 가장 우려되는 사안은 현지 의료시장에 대한 부분입니다. 한국 의료봉사 팀이 가서 무료 진료를 보게 돼 현지 의료시장을 파괴하게 될까, 사용되지 않은 약물이 암암리에 유통될까, 의료 질의 차이 때문에 현지 분들의 의료 기대치가 괜히 높아지진 않을까 등의 생각입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언급한 의료시장 파괴가 항상 무섭습니다.

현지 환자로서는 정기적으로 해외 의료봉사팀이 와서 진료를 보아줍니다. 한국 의료봉사팀은 현지 의료보다 질도 높은 데다가 가격도 무료입니다. 6개월 혹은 1년마다 한 번씩 오기에 아파도 조금 기다리면 됩니다. 이 덕분에 손해를 본 현지 의료인들은 한국 의료봉사팀을 욕하며 해당 지역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이제 이 지역 의료는 해외 의료봉사에 의존하게 됩니다. 의료봉사팀의 사정으로 의료봉사가 단절된다면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가장 적절한 예시입니다만, 사실 원래 단발적인 의료봉사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우리는 현지 의료시장을 파괴하지 않되 적절히 봉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다방면으로 분석돼야 할 것입니다. 분석을 위한 현지 전문가가 꼭 필요하며, 행정 및 분류 업무를 처리해줄 분도 꼭 필요합니다. 생각만 해도 굉장히 복잡한 일입니다.

새로운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굴뚝같지만, 가장 힘든 부분이 이 과정이라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혹여 새로 의료봉사를 시작하려 한다면 꼭 고려해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두 번째 주의사항입니다. 단기 의료봉사가 주를 이루기에, 대부분 팀은 약품 수량을 넉넉하게 챙겨갑니다. 현지에서 약이 부족한 상황보단, 차라리 남기는 게 나으니까요. 또한 단기 팀이기에 어쩔 수 없이 약품을 쉽게 또 넉넉하게 줄 수밖에 없습니다. 3일 치에 일주일치 정도를 간단한 처방 후 나눠줍니다. 그리고 남는 약품을 아예 현지에 맡기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하나는 무료로 약을 타간 뒤 현지 분들 사이에서 거래한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follow up check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약품의 오남용이 걱정됩니다. 아껴놨다가 나중에 아플 때 다시 먹는 둥 다양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 문제 또한 참 해결이 어려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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