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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에서 치과기공사로 산다는 것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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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에서 치과기공사로 산다는 것 ④
  • 홍소미 원장
  • 승인 2020.12.03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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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공소의 수입
그렇다면 기공소장들의 증가한 부담만큼 수입이 증가했는가? 현재의 기공료 수가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다음 표는 2019년 1월 부산 광역시 치과 기공소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인증한 권장 적정 수가표이다.

A급, B급, C급으로 기공물의 수준에 따른 기공비를 권장한 가격이다. 적어도 이 정도는 받았으면 하는 권장 기공료임을 감안할 때 실거래 기공료는 이보다 낮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도 현재의 기공료는 10년 전 기공료와 별반 다름이 없다. 그렇다면 이토록 기공료가 비현실적으로 된 배경은 무엇일까?

■기공소들의 저가 경쟁
기공 수가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기공소와 치과의 업무 관계를 먼저 인지해야 한다. 

일반 사업적인 관계로 말하면 치과기공소는 치과의 하청업체이다. 기공소장이 최종 고객(환자)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중간 공급자인 치과의사의 손을 거쳐야 한다. 

물론 나라에 따라 서로의 입지가 다르지만 한국은 지극히 갑과 을의 관계이다. 치과기공료는 기공소장이 정하는 것이지만 치과 원장은 언제든지 다른 기공소로 거래를 바꿀 수 있다. 특히 가격은 치과 원장이 기공소를 교체하는 중대 요인이다. 

한 치과 원장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는 C급 기공소와 거래하는 원장이다. 이 때 D기공소가 나타나서 기존 C급 기공소보다 훨씬 낮은 수가를 제시하고, 매월 최종 수가에서 몇 퍼센트의 추가 할인까지 언급하며 마케팅을 한다면 C급 기공소와 거래하던 원장은 크게 마음이 흔들릴 것이다. 

만약 D급이 세팅을 못 할 정도로 품질이 떨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D급이라고 해도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이 적다. 결정적으로 치과보철 환자는 자기 입에 들어가는 기공물이 C급인지 D급인지 알지 못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기공물의 수준과 상관없이 가격으로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기공소장들 사이에서도 덤핑하는 기공소의 폐해는 누차 언급되고 있지만 대외비로 여겨지는 기공료의 비밀적 특성과 기공소 현황의 통계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덤핑 기공소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어렵고 규제하기도 쉽지 않다. 

즉, 치과기공소의 저가 경쟁은 일차적으로 덤핑 치과기공소들에 원인이 있다. 그들이 영업을 하는 한 한국에서 기공물의 수준으로 경쟁하는 길은 요원하다. 

치과의사들도 10여 년 전 덤핑하는 몇몇 프렌차이즈 치과가 치과의사들의 전체적인 수가 하락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 보면 덤핑 기공소가 기공소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도 충분히 미뤄 생각할 수 있다. 

원래 가격 경쟁은 가격 경쟁을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되는 기업이 상대방을 무너뜨리고 시장을 장악할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 경쟁이 요즘에는 초심자가 쉽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변질된 가격 경쟁이 심히 취약한 체력의 영세한 치과기공소 사이에서 무기한으로 지속되면서 치과기공소장들이 감당하기 힘든 지경이 되고 있다.  

덤핑 치과기공소는 전체 치과기공계에는 독버섯과 같은 존재이지만, 자본주의의 특성상 소속 조직이 덤핑을 제한하고 가격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담합’이라는 불법 행위가 된다. 

그렇다면 이 상황이 대한치과기공사협회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을까?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대한치과기공사협회는 강제력이 있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기공물의 품질에 의해 기공료가 결정될 수 있는가? 즉, 내가 하는 기공물의 질이 높아지면 기공료를 높게 받을 수 있는가? 

원래는 이렇게 기공료가 결정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는 이러한 기공료의 결정 방식에 다가가기 어려운 두 가지 상황에 놓여 있다. 

1) CAD/CAM의 확산  
이미 구치부의 캐드캠 기공물은 기공사의 손을 꽤 덜 타도 된다. 인간 치과기공사가 10시간 걸려 만들던 기공물이 CAD/CAM으로 단시간에 완성된다. 결국 머지않은 시기에 구치부의 기공물은 CAD/CAM으로 수준이 평준화될 것이다. 기계 기공사의 기공물 수준이 상향된다고 해도 기공료가 상향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공물이나 아날로그 기공물의 차이가 인정되지 않는 구치부 기공물 시장에서는 아날로그 기공물의 질이 좋다고 해서 기공료가 높아지기 어려워질 것이다. 

우려되는 다른 문제는 덤핑 기공소와 CAD/CAM의 환상적인 결합이다. 덤핑 기공소가 축적한 자본력과 영업으로 늘려 놓은 거래처(치과)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CAD/CAM의 가속화된 발전일 것이다. 

현재까지는 CAD/CAM 역시 많은 공정에서 아날로그적인 터치가 필요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CAD/CAM은 더욱 더 인간의 터치 없이도 빠르고 저비용으로 보철물을 제작하도록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이 방향은 덤핑 기공소의 영업 방향과 잘 맞아 떨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덤핑 기공소가 무한 확장하지 못하고 그 정도로 유지될 수 있었던 이면에는 기공물 제작이 여전히 아날로그적이어서 제품을 무제한으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CAD/CAM이 아날로그적인 터치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면 대량 생산, 자동 생산의 길이 열리면서 저가 기공물을 제한하는 마지막 장벽이 제거되는 것이다. 

2) 기공물의 예술성 
원론적으로 기공물의 예술적 가치는 기공물 자체의 예술성에 있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기공물의 예술성의 가치는 높은 기공료로 교환될 때 인정되는 것이며 이는 치과의사들이 기공물의 예술성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는 사회이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우리 한국은 그럴 수 있는 사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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