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국에서 치과기공사로 산다는 것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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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에서 치과기공사로 산다는 것 ③
  • 홍소미 원장
  • 승인 2020.11.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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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속되는 구인난
최저 임금이 대폭 인상될 당시 고용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정리해고가 증가해 전체적인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치과기공계에도 그 우려가 반영된다면 정리해고 되는 기공사가 증가해 구인난보다 구직난이 더 심해졌어야 한다. 그렇지만 치과기공계의 현실은 그렇지 않고 만성적인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치과기공사 면허 취득자 수는 2008년 1380명이었으나 이 수는 점점 줄어 10년 후인 2019년 960명이 면허를 취득했다(출처: 국시원 홈페이지). 10년 간 30%가량 감소한 것이다. 

치과기공사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신규 졸업자가 1년 이내 치과기공사로서의 진로를 포기하는 비율이 매우 높으며, 그 후로도 많은 치과기공사가 자격 취득 4년 이내에 치과기공사 일을 포기한다. 

더욱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 캐나다, 필리핀, 호주 등으로 취업 이민을 떠나는 청년 기공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요즘엔 각 기공소의 급여, 복지 정보를 직원들이 공유하기 쉬워져서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의 급여 수준과 복지를 타 직장과 비교할 수 있으므로 더욱 조건이 좋은 기공소로 이직하기 쉽다. 그러나 직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급여와 복지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여력이 있는 치과기공소가 과연 몇이나 될까?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쉬고 싶으면 쉽게 기공소를 그만두고 필요할 때 재취직하는 인원도 많다. 이렇게 자유로운 퇴직과 재취업이 가능한 이유는 기공소가 상시 구인난에 있으므로 구직자 입장에서는 휴직과 재취업이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직자가 감소하는 데 반해 1960년대 치과 20개 당 기공소 1개로 기공소의 수를 제한하던 법이 1980년 12월 22일 전면 해제되고 1991년 1월 인정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출처: 대한치과기공사협회 홈페이지), 치과기공소는 급격히 수가 늘어나 2015년 현재 전국에 2628개의 기공소가 개업 중이며 그 중 43%가 서울, 인천, 경기도에 밀집해 있다(그 이후의 개업 기공소에 대한 통계는 구할 수 없었다).

즉 총 인력도 줄고 취업을 했더라도 언제든지 이탈할 수 있는 직원들로 인력 구성이 변한 데 비해 기공소의 숫자는 많으므로 기공소는 상시적인 구인난 속에 있다. 이러한 상황이니 기공 소장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인력 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적인 고용 비용을 감당하더라도 여유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 어려움 역시 겪고 있다. 
 

신규 면허 취득자에 대한 고민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기타 직업과는 다르다. 기술직의 신규 취업자는 적절한 기술 수준이 되기 전까지 최소 1~2년 동안 핵심 업무에 투입될 수 없다. 

과거의 신규 졸업자들은 최초 1~2년을 기술을 배우는 기간으로 여기며 낮은 급여와 허드렛일을 무릅썼다. 과거의 매우 낮은 급여는 허드렛일을 하며 기술을 배워야 하는 신규 직원임을 감안할 때 매우 부당한 거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의 신규 졸업자들에게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낮은 급여를 무릅쓰는 과거의 공식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오직 소장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허드렛 일을 시킬 직원을 숙련자와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주며 고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도 못하는’ 신규를 취업시켜 월 2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치르며 기술을 가르쳐도 ‘쓸만한 기사’로서 그 기공소에 남아 줄 확률이 적다. 기공소장 입장에서는 실제적인 일에 투입될 수 없는 신규 졸업자를 채용하는 것보다는 50~60만원 더 주고 그 위의 경력자를 고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역에서 쓸 수 있는 경력자는 적으므로 소장들은 비용 대비 능력이 떨어지는 신규 졸업자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인력의 고용에 대해 모든 각도에서 고민이 깊어진 나머지 1인 기공소로 운영하는 기공소도 많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1인 기공소 소장은 비용적인 부담은 덜 수 있을지 몰라도 과거의 다양한 인원이 나눠 담당하던 일을 소장 1인이 도맡게 됨으로써 감당하기 어려운 노동 강도를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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